[오늘, 대학을 말한다-7] 지금은 변화를 꾀해야 할 시기!

▲사진/이광수

"대학생과 군대...나는 아직 군대를 가지 않았지만..."을 말하려면 우선 대학생의 현 상황을 알아야한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대학이라면 지식의 상아탑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현재의 대학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정교수에게는 안정적인 고수익의 직장이자, 권력의 장이다. 대학생들에게는 그저 대학이 배워가는 ‘지성인들의 배움의 장’이 아닌 단순히 좋은 직장으로 가기위한 좋은 대학명함 만들기에 급급한 곳이다. 대학의 본질을 잃어버린 것이다.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다. 지금 대학은 대학생들에게 그저 고등학교의 연장선으로 밖에 자리매김을 못한 것 같다. 대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단순한 주요과목의 배움터이다. ‘아! 그렇다면 대학은 어떠한 역할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학생들은 어떠한 것을 얻어갈 수 있는 것인가?’ 대학은 단순히 전공 공부만 하는 그런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 사회에 나가기 이전에 준사회인이 된 대학생들에게 우리가 살고 있는 그런 사회의 전반적인 모습을 알아갈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이 가장 많이 하는 것은 무엇인가? 자신이 원하는 전공 공부,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한 자격증 따기 등을 한다. 혹은 고등학교에서 해방되었다는 기쁨에 취해서 게임이나 술에만 취해있지는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대학생들은 지금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무난해 보이는 대학생활의 문제점은 이것이다. 모두가 남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자신의 고민에만 빠져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진정한 교류는 적어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고민들이 없다. 사회의 문제점을 바꿔나가려고 하기보다는 그에 순응하는 것을 배운다. 대학생은 나만이 살아갈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같이 살아가는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런 대학생의 생활에서 군대의 영향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학생에게, 특히 남학생들의 주요 고민인 군대를 빼고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단순히 군대라는 것에 대해 ‘남자는 가는데, 여자는 안 가네’, ‘다른 나라는 모병제인데 우리나라는 징병제네’와 같은 이러쿵저러쿵 불만을 토로할 생각은 전혀 없다. 위에서 말한 대학생이 진정으로 알고 느껴야 하는 대학과 대학생 시기 군대는 이제 막 성인이 된, 학생들의 생각에 변화를 주는 큰 요인이기 때문에 쉽게 생각하고 넘길만한 문제가 아니다.

군대 갔다 오더니 철 들었네

그렇기에 대학생과 군대를 관련하여 말해보고자 한다. 우선 군대는 계급사회이다. 계급이 다인 것이다. 군대를 마치고 오면 흔히 그런 얘기를 한다. “군대 갔다 오더니 철들었네”라고. 하지만 그것은 반대로 생각하면 군대에서 사회에 순응하는 법을 배우고 나왔다는 말이다. 아무리 잘못된 것이라도 상급자에게 잘못됐다라고 말하지 못하고 참아야 하며 시키는 데로만 하는 것을 배웠다고 한다. 그리고 군대에서는 군대라는 계급사회에 필요한 생각들만 일방적으로 주입시킨다. 우리가 스스로 사고를 해서 판단을 할 생각의 공간을 남겨두지 않는다. 그래서 제대를 한 대학생은 뒤에 대학사회의 흐름에 적응을 하기 힘들다.

대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4년제가 되었든 2년제가 되었든 거의 모든 학생들이 대학으로 진학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군대!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이 대학생활에 적응할만 하면 가야하는 곳이다. 그리고 제대하고 나와서도 대학생활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릴뿐더러 무엇보다 중단했던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심하다. 하지만 방법은 없다.

대학생도 풍년, 군인도 풍년인 우리나라

그렇다! 대학생과 군대의 공통점이라면 ‘누구나 간다.’라는 인식이 아닐까? 더욱이 젊음을 보내는 곳이라는 것이다. 너무나도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에 인식하기 힘들 정도로 평범한 것이 되었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젊은이라면 가야하는 곳으로 인식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대학교에서도 큰 꿈을 펼치는 경우도, 군대에서도 여러 가지 특별한 일을 겪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이 뉴스나 신문, 인터넷에서 듣는 그런 일들이다. 실상 주위에서는 그런 특별한 경우가 많지 않다. 대학생도 풍년, 군인도 풍년인 우리나라에서는 그들과 관련을 짓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 그렇다면 이제 답을 풀어보자.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려면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이 있다. 그것은 내 집 마련, 좋은 직장 들어가기, 노후 대책 세우기 등이다. 생각해보면 이것들은 전부 돈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릴 때부터 명문고, 명문대를 들어가려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국 모든 것이 돈과 연관 지어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간단하게만 짚고 넘어가자. 사회복지가 잘 돼 있는 외국의 사례를 보면 한 가정이 내 집 마련의 꿈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노후에 대한 복지도 잘 돼 있기 때문에 기를 쓰고 돈에만 매달릴 필요가 없다. 이런 이야기를 왜 꺼냈는지 의아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람은 대학생이기 때문이다.

행동하지 않는 사회의 중심, 대학생

나는 무엇이든 사회를 굴릴 수 있는 원동력의 중심에는 대학생이 있다고 생각한다. 젊음의 힘! 가장 머리가 잘 굴러갈 때이기 때문에, 패기가 넘치는 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가장 먼저 나서서 얘기할 수 있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요즘 촛불집회가 계속해서 열리고 있다. 촛불집회에 대한 각자의 견해가 있을 것이다. 집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촛불집회를 국민들끼리 그리고 국민과 국가가 소통하는 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적어도 나름의 방식대로 행동으로서 보여주는 사람을 나는 ‘지성인’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런 대학생이 되어야한다. 가만히 않아서 사회의 문제점들은 생각하지도 않거나 생각은 하더라고 행동으로서의 무엇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대학생의 타이틀이 아깝다. 적어도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대다수의 국민들을 위해서 움직이는 것이다.

대학생에게 또하나의 군대가 있다. 그것은 어떠한 집회 등에든 막아서는 사람인 의경이다. 이들에게 폭력을 당하거나 부당하게 잡혀간 사람들이 많다. 민간인을 폭력으로 대하는 의경은 마음의 상처를 입고 후유증도 나타난다. 이들도 대학교를 다니던 20대의 대학생과 같은 또래이다. 그들도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화를 내야하는 것은 의경이 아니다. 바로 그 위의 관료들이다.

우리의 목소리를 내어서 사회의 문제점이 있다면 말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 사회에 나가는 사람들은 우리 대학생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장서서 우리 모두를 위한 많은 고민과 행동을 보여줬으면 한다. 그러려면 대학생들이 군대의 명령식 주입식 사고의 영향을 덜 받아야 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글 김성환(고려대학교 세종배움터 민중민주 정치경제학연구회)
사진 이광수(부산외국어대학교 러시아인도통상학부 교수, 인도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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