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 사시는 분이 쌀 4포대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오늘은 무척이나 더운 날씨다. 천막에 비닐까지 씌워놔서 더 덥다. 선풍기를 돌려도 덥다. 더운 천막에 앉아 있으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안쓰럽게 보기도하고 신자인 경우엔 뭐 필요한 것이 없냐고 물어본다. 금방도 어떤 청년이 조용히 다가와서 필요한 것이 없냐고 물어왔다. 신부님들 대부분이 고맙다고 필요한 것이 없다고 답했다. 근데 청주에서 올라온 신부님이 결론을 지어서 말씀하셨다. “기도가 필요합니다.” (청주신부님 어록에 올라갈 것임)

천막에 있으면서 식사시간이 되면 항상 미안한 마음으로 밥을 얻어(?) 먹으러 간다.

밥과 반찬은 끝내 주게 맛있다. 하지만 넘어가는 목구멍하고 위는 불편하다. 얻어먹고 있기 때문에... 사제관에 가면 그런 생각하지 않고 먹어도 되는 데 여기서는 마냥 불편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기 때문이 아니고, 배가 불러서도 아니고, 단식을 끝내고 복식을 하기 때문도 아니다. 없는 사람들의 것을 뺏어먹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150일 동안이나 분향소를 지키면서 가지고 있는 것을 거의 다 소비했고, 이제는 찾아오는 사람들의 후원이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곳 사람들의 것을 먹기 때문이다. 그것도 모자라면 남일당 본당 신부님하고 보좌신부님이 주머니를 턴다. 신자들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신부님들이다.

오후에는 청주에서 사람들이 쌀을 네 포대를 가지고 왔다. 무척이나 고마웠다.

그리고 한편으론 '쌀 뿐만 아니라 김치나 반찬거리도 좀 많이 가져다주지' 하고 생각했다. 이곳에 찾아오는 사람들 모두를 배불리 먹이고 싶어 하는 마음들이 이곳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 마음이다. 그래서 밥도 많이 퍼준다. 국도 많이 퍼준다. 모자라도 많이 먹으라고 퍼준다. 퍼줘도 모자라지 않고 부족하지 않고 맛있게 배부르게 먹는다. 없는 것을 나누는 것이 진짜 나누는 것이라고 한다.

간절하게 기도한다.

여기 찾아오는 사람들이 말로만^^ "뭐 필요한 거 없으세요?" 하지 말고 두손 무겁게(예를 들면; 쌀, 부식, 반찬거리, 김치 등등) 마음은 가볍게 웃는 얼굴로 찾아왔으면 좋겠다. 있는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없는 것을 함께 나누면 이곳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큰 힘이 되고 이 일이 잘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꼭 두손 무겁게 와주세용....

아침 기도를 하시는 신부님들.

오후 3시 청주교주 김인국, 김남오, 한지수 신부님께서 오셨습니다.

김인국 신부님이 남일당 등 용산참사 현장을 설명하고 계십니다.

남일당 분양소에서 연도를 하시는 수녀님들.

용산참사 현장을 찾은 어린이들.

미안한 마음으로, 맛있게 식사를 하시는 신부님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시는 김남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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