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365km 되는 촛불을
- 박춘식
하느님께 오늘도
감사기도 바칠 수 없어요
제 방에 촛불 놓지 마세요
저의 무덤에도 불 켜지 마세요
거리의 나무들이 춤을 추고
신호등이 미소를 지으면
그때
제 방을 밝혀 주시고
제 무덤에도 촛불을 놓아 주세요
소리를 지르는 요한의 사막 등불
작은 꿈이라도 보여주는 촛불
정의와 진리의 참 등불
그때까지 모두
촛불을 들고 다녀요 우리
손에도 촛불을, 가슴에도 촛불을
365km 길고 높은 촛불을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6년 11월 14일 월요일)
참,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버지가 대통령 했다고 표를 찍는 우매한 국민들로 여겼는데, 100만 명 시위의 평화로움과 거대한 힘은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 없습니다. 아버지를 보고 투표한 사람은 촛불 모임에 안 나왔다면 이해가 됩니다. 김0삼 아들, 전00 아들, 이0박 아들도 다음에 대통령 출마하면 당선 가능하리라 여깁니다. 민도가 낮은 분이 많으니까요. 제가 가장 마음 아픈 팻말은 ‘이게 나라냐’하는 글이었습니다. 끝까지 촛불을 들고 한 걸음이라도 발전하기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이참에, 통일이 되면 국호를 ‘고구려’로 바꾸고 영문 표기도 ‘COREA’로 바꾸면서 ‘KOREA’도 병행하자는 촛불 시위도 이루어지면 얼마나 얼마나 좋을까 하고 혼자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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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