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묵주알이 되어
- 박춘식
너의 허리를 꽁꽁 묶은 띠
부드러운 띠가 나에게 오더니
내 허리를 칭칭 감는다, 하늘색 띠가
줄줄이 소년을 다음은 할머니를 잇는다
Ave Maria - Ave Maria
우리 하나하나 묵주알이 되어
다섯 꽃다발 은은한 향기로
고통의 길, 영광의 빛 계단을 오른다
Ave Ave Maria - Ave Ave Maria
줄지어 날아가는 기러기가 되어, 그러다가
우리 모두 날개를 가진 묵주알이 되어
하늘 높이 귀향길에 오른다
Ave Ave Ave Maria - Ave Ave Ave Maria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6년 10월 24일 월요일)
시월 상달이 묵주기도성월이라는 사실은 아주 푸근하고 신비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묵주기도에 대한 일화나 기적은 너무 많습니다. 대구 어느 여의사가 묵주기도를 하는데 이를 본 낯선 부인이 그게 염주하고는 다른데 구경하고 싶다고 하여, 보여주고 기도하는 법도 일러주었답니다. 그 부인은 개신교 신자였는데 묵주기도가 마음에 든다면서 매일 열심히 바친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참 별일이다 생각하였지만, 성모님의 꼬드기는 묘수에 그저 놀라고 가슴 벅찬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은 하루에 5단 이상을 바치면서 묵주기도에 심취한 분들이 많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마음이 답답할 때, 세상을 다 부숴버리고 싶을 때, 우울한 마음으로 맥이 빠져있을 때, 묵주기도를 하시면 반드시 어떤 변화가 생기리라 확신합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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