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층층 바위
- 박춘식
산을 오르다 층층 바위를 만났다
흘러간 시간이 층층으로 앉아 있는
그 바위가 나를 보더니
- 너는 삐딱한 층이 나보다 갑절이나 더 많구나
천 년 바위 만 년 바위가
백 년도 안 된 바윗돌에게 빙긋 웃는다
하산하면서
올해에는 병신 육갑 떨지 말아야지
우러러
하늘에게 머리를 조아린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6년 1월 4일 월요일)
시간은 그저 흘러가는 것으로, 간혹 멀리 가 버린 세월로 여깁니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고 우리 마음에 차곡차곡 쌓인다고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그리고 한지 한 장이 하루라 여기면 한 해는 365장의 한지가 우리 마음에 쌓인다고 여길 때, 부피가 상당하지만, 하느님에게 무릎 꿇고 한 해의 잘못을 용서 청하면 놀랍게 한 장으로 하얗게 만들어 주십니다. 참회로 세척한 한지가 쉰 장이면 50살이고 여든 장이면 80살이 됩니다. 참회하지 않으면 50년의 한지가 1만 8250장으로 엄청난 무게로 우리를 짓누를 것입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모든 독자님들의 지나간 세월이 하얗게 빛나고, 새해에도 감사와 참회의 삶으로 아름다운 나날이 되기를 두 손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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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