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박홍기

뜨거운 손님

- 박춘식

여름을 시원스럽게 보내려고 - 대형마트에서 반소매 티셔츠를 고르던 중 - 가슴 그림이 시원하다 - 언덕 위 작은 집이 있고 - 분홍빛 현관문, 하나뿐인 창문 - 당장 입고 보니 참 예쁘다 - 집에 와 언덕 별장을 자랑하자 - 가족들이 나도 나도 - 우르르 마트로 달려간다 - 혼자 거실에서 텔레비전 보다가 그만 잠들었는데 - 가슴에 불덩이가 들어와 벌떡 일어난다

이 현관문은 내가 제일 먼저 연다, 면서
뜨거운 심장을 안고 그분이 들어오신다
나랑 불꽃기도를 함께 바치면
이번 여름이 시원할 거다, 하신다

달력을 보니 벌써
뜨거운 유월이다

<출처> 나모 박춘식 미발표 신작 시 (2014년 6월 2일)

올해 성모님 달은 짙푸른 바닷물에 눌려 우울하고 무거웠습니다. 이제 하늘 어머니께 그 아이들을 맡기고, 사랑의 용광로이신 예수님의 거룩하신 마음을 배우고 따르는 삶을 체험하신다면 좋을 듯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왜 이렇게 추루하게 되었는지 반성하면서 남을 탓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탓하는 자세도 가져야 하는 달이 유월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나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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