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박춘식]

 ⓒ한상봉 기자

ORA ET LABORA
 - 박춘식

~ 기도하고 일하라 ~
일하기 전에 기도하는 것은
믿음을 가졌다면 누구나 하는 일이다
일하는 중간중간 자주
빛살기도를 바친다면, 향긋한 믿음이다
그런데 적어도 칠 분(七分)에 한 번 이상
주님을 부르며 일한다면 그는 성인 비스무리하다
또 그런데 이 세상 어느 구석진 곳에서 지금
자기 대가리를 목탁처럼 두드리며
칠 초에 한 번씩 주님을 무작정
주님 주님을 찾는 사람이 있을 법하다, 그는
미쳐도 오지기 미친 불기둥이다
불보라 넘치는 불기둥이다

<출처> 나모 박춘식 미발표 신작 시 (2014년 2월)


왜관 베네딕도수도원에 가면 ORA ET LABORA(오라 엣 라보라) : 기도하고 일하라, 하는 라틴어 글귀를 봅니다. 베네딕도 성인이 이 말을 수도자들에게 할 때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詩를 만들었습니다. 위 졸시를 보고 천국에서 베네딕도 성인이 무어라고 할지 조금 궁금해집니다.


 
 
야고보 박춘식
반(半)시인 경북 칠곡 출생. 가톨릭대학교 신학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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