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김용길

주님, 말씀하소서

- 박춘식

인형을 들고 있는 아이의 손가락이
중무장한 장난감 군인을 겨눕니다
덥석 기관총과 탱크를 잡습니다
비싼 옷을 길게 걸친 아이는
고급 향수 손에 이끌려 비싼 과자만 찾습니다
독재자의 사진으로 보호벽이 된
골목을 지나 큰 집에 스르르 들어가면
천만 원짜리 개가 꼬리를 흔듭니다
게임전용기의 조종간을 당겨 고도를 높이고
엄마는 가끔 필요하고
아빠는 안 보여도 불편함이 없고

이 아이에게
하늘의 어머니를 누가 모셔와야 하는지
하늘의 웃음을 누가 보여주어야 하는지
주님, 한 말씀 하소서

<출처> 반시인 박춘식 미발표 신작 시 (2013년 7월)

바티칸에서는 돈놀이하고, 바티칸 심부름꾼도 이중 봉투 킁킁 소문 나돌고, 세계 많은 주교들은 탱탱한 목을 만지면서 가톨릭은 명령 복종으로 하나 되는 참 좋은 종교라고 큰소리 컹컹, 그리고 수녀 신부 이하 동문……. 진정 사랑의 교회라면 어머니가 꼭 계셔야 하지만, 만약 사랑의 교회가 아니고 황금과 권력의 교회라면 과다 지출하면서 굳이 어머니를 모실 필요가 있을까? 고급 요양원이면 충분하겠지? 아주 건방진 생각으로 며칠을 보냈습니다. 겁도 없이……. 하늘의 어머니, 못난 이놈을 용서하소서.
 

 
 
야고보 박춘식
반(半)시인 경북 칠곡 출생. 가톨릭대학교 신학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