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상점이나 길거리에 좌판을 깔고 물건을 내놓지 않아도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는 듯합니다. 사람들이 북적대는 장터에 나가는 것만큼 신나는 분위기는 느낄 수는 없어도 기본적인 거래는 온라인을 통해서 얼마든지 할 수 있죠. 

스마트 폰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여러 가지 활용 앱 중에 중고물품들을 매매할 수 있는 가상 시장도 눈에 띕니다. 그런데 이런 인터넷 시장에서 성물들도 판매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찾아 들어가 봤습니다. 말이 중고지 사실상 사용도 하지 않은 십자고상, 성모자상, 미사보, 성수대 등등 다양한 물품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고 성물을 매매할 수 있을까요? 

성물을 중고물품 시장에 내놓게 된 사연들이 각양각색이라 딱 잘라 매매를 할 수 있다 없다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교회법에도 이렇다 할 지침이 없습니다. 

하지만 성물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을 헤아려 볼 필요는 있겠습니다.

성물 판매소에 놓여 있는 상품들은 우리의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는 물건들입니다. 이 물건들은 대부분 축복을 받음으로써 신앙생활 용품이라는 제품의 기능에 “성물”의 의미를 더하게 된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축복을 받은 성물을 매매의 대상으로 내놓고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것은 무상으로 주어진 축복을 매매의 대상으로 삼는 듯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물을 살 때 지출된 금액은 있겠지만, 이후에 받은 축복은 무상의 것이기에 매매보다는 선물로 이웃에게 전해지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8)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여러분은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센터장, 인성교육원장,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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