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이콘들. (이미지 출처 = maxpixel.net)
다양한 이콘들. (이미지 출처 = maxpixel.net)

전에 다룬 속풀이 기사(“가짜 성물이 있다는 거 모르셨죠?”) 와 관련하여  질문을 해온 신자분이 계셨습니다.

부친으로부터 이콘을 선물받아 사용하시고 계신 듯한데, 이렇듯 정교회에서 제작된 것들을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 물어오셨습니다.

독자분들 대부분 정교회의 이콘은 성물로 간주된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말이 정교회의 물건이지 사실 가톨릭에서는 오래전부터 사용해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교회는 가톨릭교회와 다툼으로 인해 결별했을 뿐 초기 교회에서는 한 가족이었습니다. 여전히 정교회와 동일한 형태의 미사 전례를 진행하면서도 가톨릭교회를 떠나지 않고 있는 동방 가톨릭이 존재합니다.

저도 예전에 신자분들과 함께 터키-그리스 성지 순례를 했던 참에 그리스에서 손바닥 만한 이콘을 구해 왔던 적이 있습니다. 이콘 제작은 정해진 전통에 따라 정성껏 이루어집니다. 동방 가톨릭교회든 정교회든 사실상 동일하게 이콘이 제작되며 그 종류도 동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동방 가톨릭 전통의 이콘 혹은 정교회의 이콘은 사실상 구분할 수 없고, 구분할 필요도 없습니다. 오히려 가짜 성물에 관한 판단 기준은, '이콘이 전통과 규정에 맞춰서 제작된 것이 아니라 그려야 할 곳에 악의적으로 다른 이미지를 삽입해 넣었거나 의도적으로 형태를 변형하여 그린 부분이 있는가?'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인터넷 검색이 매우 쉬운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이콘과 그 이미지들을 검색하여 보시면 예수님의 얼굴이든, 성모자상이든 정해진 장르의 이콘들을 검색하여 보실 수 있습니다. 작가에 따라 그림이 서로 다를 뿐, 화면에 채워지는 이미지는 동일한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형식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면 사용하시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아버지께서 선물로 주신 것인 만큼 기도할 때 유용하게 사용하시길 빕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재단법인 기쁨나눔 자립준비청년 지원 총괄
서울특별시 꿈나무마을 청소년보육사목 지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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