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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배를 자꾸 미루게 되는 상황을 어찌할까요?

코로나19 감염증의 기세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내년 즉, 2021년 후반까지 가야 치료제와 같은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황당한 상황으로 인해 서글픈 사람들을 꼽으라고 한다면, 결혼을 앞둔 이들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가능하면 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아가며 인생의 한 장면을 멋지게 장식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모이기에는 너무나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상식이 통하는 이들은 알아서 모이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주변의 청년들 중에 안타깝지만 결혼을 좀 더 미루는 이들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도 서글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기억할 만한 혼인을 기대하는 약혼자들이 만약 가톨릭 신자라면 그들은 당연히 성당에서 혼인성사를 하길 원하고 또 그래야만 합니다. 그런데 성당에서도 혼배성사를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것에 대해 매우 조심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고 보면, 올 초에 코로나19로 인해 한 달을 연기하고 고민하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과감히 소규모로 혼인성사를 감행했던 청년들이 대견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 팬데믹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기에 한달 두달 혼배를 미루는 것이 상책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결혼식. (이미지 출처 = Pixabay)

그래서 혼배를 미루기보다는 소규모로 혼배성사를 거행하는 것을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필요한 최소 인원은 신랑, 신부, 양측 증인, 그리고 사제(혹은 부제) 이렇게 다섯 명이 될 것입니다. 혼인성사를 짧은 예식이 아니라 미사로 봉헌하고 싶다면 미사 주례사제와 상의하여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1인 미디어를 통해서 지인들에게 혼배성사를 라이브로 중계하실 수 있습니다. 시설이 좀 뒷받침되는 성당이라면 온라인 화상회의를 하듯이 하객들이 각자의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라이브 미사에 접근하도록 하여 화면을 스크린에 띄울 수도 있겠죠. 온라인으로 친구들이 노래를 불러 주는 것도 가능하고요.

하지만, 이렇게 혼인성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혼인을 하려는 당사자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중요하겠습니다. 여기에 몇 가지 제안을 드리자면, 우선 코로나19 이전의 풍속도를 꿈꾸며 마냥 기다리지 마시라는 겁니다. 먼저 성사를 조촐하게라도 치르시고 나중에 1주년이든 몇 주년이든 상황을 보고 친지와 지인들을 초대하여 기념미사를 봉헌하는 방식을 고려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센터장, 인성교육원장,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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