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혼배성사. (사진 제공 = 박종인)

혼인성사를 하기도 전에 아기가 생긴 예비부부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혼 후 당분간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피임을 하거나 반대로 아기를 낳고자 하지만 쉽게 임신이 되지 않아 고민을 하는 이들과는 매우 대조적인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선임신 후결혼 부부는 격려와 축하를 받을 만합니다. 

얼마 전에도 임신으로 인해 서둘러 혼배성사를 원하는 청년이 문의를 해 왔습니다. 일단 급한 대로 예식장에서 결혼식은 올렸고 이제는 혼배성사를 올리고 싶은데, 전 세계를 여전히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 때문에 혼인교리를 들을 곳이 없다고 난감해 하고 있답니다. 배는 점점 불러 오는데 혼배 교리 없이 혼배성사가 가능할까요? 

네. 가능합니다. 그런데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이런저런 내용에 앞서 무엇보다도 혼인성사는 결혼하는 신자의 교적이 있는 본당의 사제와 면담이 필수사항입니다. 해당 본당의 사무실에 연락하여 사무장님과 통화하세요. 그러면 혼배 담당 신부님과 면담 날짜를 잡을 수 있습니다. 이게 급선무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방역시스템은 매우 믿을 만합니다. 요즘엔 발열체크하고, 손소독하고, 마스크 쓴 채 주례사제와 증인들, 그리고 신랑신부만 모여 조촐하게 예식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혼인에 필요한 서류 중 하나인 혼배교리 수료증이 누락되었다고 해도, 특수 상황을 고려해서 담당 사제는 면담을 통해 어렵지 않게 해결해 드릴 겁니다. 사제의 재량으로 “혼배교리 수료증”은 구비서류에서 면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센터장, 인성교육원장,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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