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성체. (이미지 출처 = Flickr)

어느 시인의 별

- 닐숨 박춘식

 

 

삼각형의 모서리처럼

색연필로 다섯 개의 각을 이어가는

별 모양은 아이들도 잘 그리는데

어느 시인은 별을 꼭꼭 동그라미로 그립니다

수녀가 이유를 물으니까 고개 숙이며 대답합니다

 

- 저의 별은 성체이니까요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9년 11월 25일 월요일)

 

령시를 위한 좋은 시상이 떠오르지 않을 경우, 마치 몸살 하는 것처럼 열이 나고 끙끙거릴 때가 있습니다. 음악인과 시인의 수호자인 성녀 체칠리아 축일에 저녁을 먹고, 어쩌나 어쩌나 고민하던 중, 묵주기도를 위한 저의 노트에 제가 그린 큰 별을 보면서, 성모님의 반짝 도움으로 위 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성체를 영하는 것은 하늘의 별을 모시는 일이다"라는 시상을 주신 성모님과 성녀님에게 큰 감사를 드리면서, 독자께서도 영성체 할 때, "성체는 저의 별이다"라는 생각을 곰곰이 하시면 저절로 묵상기도가 될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11월도 달력에서 바람처럼 빠져 가려고 합니다. 곧 대림 시기가 시작되면, 깊은 성찰과 나직한 참회 기도를 바치면서, 은총 넉넉한 성탄과 새해를 만나도록 마음 쓰시기 원합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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