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결정 앞두고 생명평화미사

설악산 케이블카 백지화를 위한 생명평화미사가 21일 서울스퀘어 농성장 앞에서 봉헌됐다.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대표 양기석 신부와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부국장 이광휘 신부가 집전한 이날 미사는 8월 말, 환경부의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진행 여부 결정을 앞두고 봉헌됐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이하 설악산지키기국민행동) 등은 21일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며 환경부 서울사무소가 있는 서울스퀘어 앞에서 15일째 농성하고 있다.

이곳에서 노숙 농성을 하고 있는 설악산지키기국민행동 박그림 공동대표(아우구스티노)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양양군이 제출한 설악산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을 요구했고, 2년의 검토 과정이 지난 16일 끝났다며,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 마지막 회의에서 14명의 위원 가운데 8명, 특히 중립위원 5명이 ‘부동의’ 의견을 냈다. 정치적 문제만 없다면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부동의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는 양양군 주민, 환경단체, 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됐으며, 2016년부터 시작된 활동을 2년 8개월 만에 완료하게 된다.

갈등조정협의회는 그동안 “탐방로 회피대책, 산양과 멸종위기종에 대한 추가조사 및 보호대책, 식물보호대책, 사후 모니터링 시스템, 양양군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부실 의혹” 등 8가지 사항에 대한 조사와 갈등조정을 해 왔다.

8월 21일, 설악산케이블카 반대 단체들이 농성 중인 서울스퀘어 앞에서 케이블카 백지화를 위한 생명평화미사가 봉헌됐다. ⓒ정현진 기자

한편 갈등조정협의회 마지막 회의인 지난 16일, 협의회 구성원이자, 양양군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검토를 맡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과 국립생태원, 국립공원공단도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에 부정적 의견을 제출했다.

“강원도청 앞에서 443일, 원주 환경청 앞에서 364일, 광화문에서 100일, 그리고 오늘 서울역 앞에서 15일 동안 농성을 해 온 것은 돈과 권력으로부터 설악산 어머니, 산양 형제를 지키려는 간절함이었습니다. 멈춰서도 멈출 수도 없는, 함부로 해서도 함부로 할 수도 없는 자연을 온전한 모습으로 되돌리려는 간절함입니다. 이는 혼자가 아닌 여러분이 함께했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가장 큰 힘은 주님의 힘이었습니다.”(박그림 공동대표)

미사 주례를 맡은 양기석 신부는 강론에서 평화를 깨는 가장 기본적인 태도는 “힘 있는 자가 힘 없는 자를 억압하고 그들의 권리를 빼앗는 것, 힘 있는 이들의 이익을 위해 가난한 이웃, 뭇 생명을 짓밟는 것”이라며, “설악산을 케이블카로부터 보호하려는 것은, 단지 산새를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반평화적 상황에 대한 저항”이라고 말했다.

양 신부는 “74년 전 이 땅에 상징적 광복이 왔지만 실질적 해방은 오지 않았고, 여전히 세상 곳곳에서는 힘 있는 자들의 억압과 착취가 멈추지 않았으며, 여전히 한국 사회는 어둠 속에 머물러 있다”며, “설악산을 지키는 것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 내는 것, 그것이 가장 인간적인 모습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설악산 케이블카는 우상숭배의 또 다른 면이며, 신앙인으로서 우리는 이에 단호히 맞서 멈추라고 외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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