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세월호참사 5주기입니다. 전국에서 세월호 5주기 추모제를 치르면서 촛불을 밝히며, 304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봅니다. 못된 정치인들이 입에 담을 수 없는 망언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민들의 가슴속 깊은 분노와 억울한 슬픔을 흔들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해인 수녀는 세월호 5주기 추모시 '그 슬픔이 하도 커서'에서 “바람에 떨어지는 벚꽃잎을 보며/배가 떠 다니는 푸른 바다와/아득한 수평선을 바라보며/우리가 하고 싶은 말은/오늘도 변함없이 사랑한다는 것/미안하다는 것, 죄송하다는 것/앞으로도 잊지 않겠다는 것입니다”라고 노래합니다. 다시 이해인 수녀는 “남을 탓하지만 말고 핑계를 대지 말고/눈물 속에 참회하여 마침내는/파도처럼 일어서는 희망이 되라고/한 줄기 바람으로 와서/흰 옷 입은 부활의 천사로 와서/우리를 흔들어 깨워주세요”라고 노래합니다.
세월호참사 5주기를 보냅니다. 우리는 모두 그날의 목격자이며, 공범입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50분의 목격자이며, 살릴 수 있는데도 살려내지 못한 공범입니다. 아직도 슬픔을 빼앗긴 슬픔을 모욕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우리는 그 모욕의 공범입니다. 저잣거리에서 예수를 모욕하고 십자가에 못박은 공범입니다. 이 무거운 사실을 흔들어 깨우지 않는 한, 우리는 예수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말할 수 없는 십자가의 공범입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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