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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변화 반영 못하는 가정사목탈북민 이주사목 문제도 논의

천주교회의 탈북이주민 지원 활동과 가정사목 활동에는 어떤 차별과 불평등 문제가 있는지를 짚어 보는 학술회의가 10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와 새천년복음화연구소의 주최로 열렸다.

첫 발표를 한 대구가톨릭대 다문화연구원 신난희 교수는 천주교 주교회의와 각 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펼친 탈북이주민 지원활동을 중심으로 불평등 문제를 살폈다.

신 교수는 천주교 민화위의 다양한 대북 지원 활동의 중요한 축이 탈북이주민 지원이라면서, 광주대교구, 마산교구, 수원교구, 의정부교구, 인천교구가 펼치고 있는 지원 활동을 소개했다.

의정부교구의 꾸준한 기도와 미사 중심 활동, 수원교구의 탈북 청소년과 청년을 위한 활동과 카페, 경기새터민지원센터 운영, 인천교구의 전 세대에 걸친 탈북이주민 지원 등의 사례를 들었다.

그에 따르면 탈북이주민 지원은 2010년 이후부터 초기 적응과 정착 지원 활동에서 가정과 자녀교육 지원, 한국사회 주민들과 통합, 온정적 시혜가 아닌 참여와 나눔, 한국사회 인식개선 활동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이에 대해 그는 “갑의 입장에서 을에게 온정을 베푸는 것은 평등한 입장이 아닌 불평등한 관계”임을 드러내는 것이며 “(지원 과정에서) 구원의 길을 알려야 한다는 교회의 태도는 그들에게 이중 억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자인 가톨릭대학 최혜영 교수는 신 교수의 발표에 대해 “신자들이 탈북이주민을 만날 기회나 북한에 대한 정보가 적어 두려움과 편견, 선입견이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대해 교회가 고민해야 한다” 제시했다.

9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와 새천년복음화연구소 주최 학술회의 발표자와 토론자들. ⓒ김수나 기자

두 번째 발표는 우리신학연구소 <가톨릭평론> 이미영 편집장이 교회의 가정사목 내용과 최근 우리 사회의 가정의 변화를 여성주의 시각에서 살피며 차별과 불평등의 지점을 짚었다.

그는 가정사목의 주제가 혼인, 부모역할, 자녀교육, 가정성화, 생명교육 등이 중심이라고 소개하고 이는 “교회의 가정사목이란 것이 생명운동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정의 문제가 특정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현상과 맞물려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가정사목 프로그램은 개별 가정과 개인에게만 접근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는 가부장제를 옹호하는 인식이 강해 여성은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돌보고 헌신하는 성모 마리아의 역할을 본받자는 인식이 자연스럽다”고 설명하며 주교가 본당 사목 방문을 했을 때 여성들은 부엌에서 일하고 남성들은 식탁에 앉아 있는 사진을 보여 줬다.

그에 따르면 비혼과 만혼의 증가, 출산율 저하, 이혼과 재혼의 증가, 독거노인의 증가 등 다양한 가정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더 이상 ‘정상 가정’은 없다.

그런데도 교회는 전통적 가정관을 옹호하면서 해체되는 가정에서 엄마들이 참고 가정을 잘 돌보라고 하는 등 여성의 입장에서 불합리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교회법은 혼인성사 없이 사회혼만 한 신자들, 이혼 뒤 재혼한 신자, 동거만 하는 신자들에 대해서는 영성체와 고해성사를 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면서 “까다롭고 복잡한 교회법이 신자들의 현실 삶과는 달리 여전히 완고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톨릭 교회가 여성이 소외되고 고통을 겪는 불평등한 구조를 외면하고 부부 일치만을 강조할 때 차별의 현실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며 교회의 가르침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낙태문제에 대해 교회는 여성의 선택권을 여성이 마음대로 낙태할 수 있는 권리로 이해하지만 이는 매우 제한적인 이해이며, 여성주의가 강조하는 것은 여성의 몸을 가부장적 권력인 국가, 교회, 과학 등이 통제 억압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정생활에 대해 교회법적 잣대로 옳은지 아닌지 따지는 율법학자가 되기보다는 가정과 이웃에서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관계성과 공존을 모색하자고 말했다.

또한 열악하고 불안정한 일자리 때문에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데도 교회가 운영하는 기관과 단체조차도 낮은 임금과 비정규직 고용을 문제로 여기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미영 씨는 “교회는 가정의 문제를 사적 영역의 책임으로만 다룰 뿐 우리 사회가 서로를 돌보고 함께 살아가는 제도와 구조를 만들려는 노력에 별로 관심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인 호계동 성당 최영균 신부(수원교구)는 미혼모의 아이에게 세례를 주고 낙태로 괴로워하던 여인을 위로했던 교황의 이야기를 들려 주며 “생명의 가르침에 대한 교회의 뚜렷한 법은 있어야 하지만 사목은 사람과의 관계이므로 그 상황과 사람에 맞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리스도 신앙의 포용주의를 통해 신자들이 살아가는 관계 속에서 충분히 희망적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마지막 종합토론에서는 생명의 선택문제와 여성의 몸, 한국교회가 북한을 바라보는 자세의 문제점, 탈북이주민이란 용어의 한계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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