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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구, 혼인멘토링 시작83쌍 혼인멘토 양성, 내년초 활동 시작

제주교구가 한국교회 처음으로 혼인-멘토링을 시작한다.

제주교구는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9개월 간 진행한 ‘혼인-멘토 프로그램’을 통해 평신도 부부 83쌍을 양성해 멘토로 배출했다.

멘토들은 2016년 초부터 각 소속 본당에서 혼인을 준비하는 예비부부의 혼인성사 교육과 실질적인 성사 준비를 돕고 결혼한 부부들의 결혼 생활을 동반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혼인 당사자들이 멘토의 도움을 받아 독립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한편, 교회 안에서 부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협력 과정이다. 멘토들은 선배부부이자 동반자, 양성자가 된다.

   
▲ 혼인멘토 프로그램이 2015년 2월부터 10월까지 83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사진 제공 = 제주교구)

현재 한국 교회에서 최초로 실시되는 이 ‘혼인-멘토 프로그램’은 2년 전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가정으로부터 비롯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한 결과이자, 제주지역이 이혼율 1위를 차지하는 현실에 대한 교회의 책임을 통감한 때문이다. 4주 또는 1박 2일로 비교적 긴 시간을 들이는 제주교구의 혼인교리 프로그램이 타 교구 교육보다 혼인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한 몫 했다.

이를 위해 제주교구는 가정가목위원회를 중심으로 교회 내 성경, 교회법, 가정성소, 문화영성, 부부상담 등의 전문 지식을 갖춘 사제, 수도자, 평신도를 모아 ‘혼인멘토링소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매월 모임을 거쳐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2014년 11월 교구 사목연수를 통해 공유, 올해 2월부터 8개 주제에 대한 강의를 시작해 10월 83쌍이 멘토로 수료증을 받았다. 멘토 교육에 참여한 부부들은 각 본당에서 가정사목 관련 활동을 하고 모범적인 부부생활을 하는 이들이 지원하거나 추천을 받았다.

앞으로 이뤄질 혼인멘토링 과정은 예비 부부의 경우, 6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사전 5개월 간 멘티(멘토를 받는 이)인 예비 부부는 멘토를 만나 서로 관계를 맺는 것에서 시작해 신앙, 성, 살림, 대화법, 화해성사 등에 대해 혼인교리 과정을 준비한다. 이후 1개월은 본당 사제와 상담, 서류 작성 등 실질적인 혼인 성사 준비를 함께 진행한다.

제주교구 가정사목위원장 허찬란 신부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시급한 소명의식으로 시작한 일이며, 어떻게든 각 가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무엇보다 혼인이 얼마나 거룩한 부르심이며, 성소인지 깨우쳐주고, 예비 부부들이 혼인이 사회적 계약이 아니라 성소이며, 스스로 성소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교육과 멘토링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으로 이뤄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멘토 양성 과정에서 성경 말씀, 혼인 생활에 적용되는 교회법을 강의했지만, 개별적인 지식으로 전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토크쇼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 부분에 주제에 따른 성경말씀, 교회법 등의 이야기가 진행된 후, 2부에서는 평신도 부부 강사를 통해 각 상황에서 어떻게 구제적으로 적용되는지 나눔으로써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했다.

멘토 양성 과정에서 다룬 주제도 부부간 대화법, 가정 경제와 자녀 교육, 부부싸움의 기술, 성가정을 위한 부부의 실천과 공동 목표, 노년의 삶 준비 등이며, 멘티들 역시 이를 기반으로 마련된 교재와 메뉴얼에 따라 교육 또는 상담을 받는다.

허찬란 신부는 혼인 교리는 적법성을 위한 요식행위로 이뤄져서는 안된다면서, 비현실적인 프로그램이라는 지적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한 가정을 제대로 지키면 그 이후 세대까지 열매를 맺을 수 있지만, 반대로 한 가정이 무너지면 한 사회가 위협을 받는 일이라며, 이 일의 의미를 강조했다.

또 성소국장 황태종 신부는 “혼인은 ‘따로 또 같이’의 관계”라면서, “하느님과의 관계성이 부부 안에서도 드러나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나아가 자녀, 친인척, 사회, 생태계의 관계로 확대됨을 알게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최종 보고서에서도 그리스도교 입문 과정에서 혼인 준비의 근거를 찾고, 혼인준비 프로그램의 주제를 확대해 신앙과 사랑의 교육이 될 수 있도록 제안(39항)하고 있으며, 신혼 초기의 부부들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사목적으로 함께 해야 할 필요가 있다(40항)고 말하고 있다.

   
▲ 1차 혼인멘토 프로그램을 수료한 83쌍의 부부들.(사진 제공 = 제주교구)

앞으로 혼인멘토링 프로그램은 예비 부부와 이미 가정을 이룬 이들은 물론, 20살 이상 청년들에게도 의무교육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내년에 시작될 청년 혼인 교리 교육에 이미 500여 명이 신청한 상태다. 또 이번에 멘토를 수료한 부부들은 9개월 간 활동한 내용을 평가, 보완해 재교육을 받을 예정이며, 교재와 교육법 등을 점차 보완할 계획이다.

허찬란 신부는 앞으로 멘토들이 만날 부부들은 신자들로 제한되지는 않을 것이며,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게 되면 자연히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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