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한반도 평화, 통일기원 기도회' 300번째

1월 19일, 의정부교구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300번째 '한반도 평화, 통일기원 토요기도회'가 열렸다. ⓒ정현진 기자

천주교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토요기도회’(이하 토요기도회)가 6년 만에 300차를 맞았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남북간의 화해와 용서를 위해 기도했다. 미사를 주최해 온 의정부교구 이기헌 주교는 북한에 천주교 신자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300번째 토요기도회는 1월 19일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100여 명의 사제, 수도자, 신자가 모인 가운데 진행됐으며, 이기헌 주교의 강의로 시작됐다.

이기헌 주교는 이날 강의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회의 여러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남한 사회 안에서 그동안 반공의식, 반공교육 등으로 통일에 대해 적극 이야기하고 나서기 어려웠던 만큼, 교회도 같은 입장이었다"며, 남북 화해와 평화의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만큼 교회도 통일을 준비해야 하며, 평화를 깨닫고, 이해하고 평화롭게 사는 방법을 위해 더 배우고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는 특히 ‘용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에 가장 큰 걸림돌은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쉽게 용서하지 못하는 세대, 특히 한국전쟁을 겪은 이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서 특히 용서와 화해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남북과 북미간 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을 우선 이끌어내야 하며, 이것이 사실상 ‘전쟁 상태’인 한반도에 평화 체제를 정착시키는 첫걸음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한반도에 갈등과 미움, 공격적 성향이 높아지는 것은 결국 남북 분단 때문이며, 전쟁의 연장에서 (서구 열강에 의해) 분단이 된 만큼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종전선언”이라고 말했다.

이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북 의지를 밝히면서 “북한에 과연 진짜 신자들이 있는가”라는 논란이 벌어지는 것에도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방북을 하거나, 일본교회가 초청한 북한 신자들을 만날 기회를 통해, 신앙을 이어받고 간직한 여러 유형의 신자들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들은 언젠가 신앙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 희망하며 살아간다. 교황이 방북하면 그들이 큰 위안을 받고 종교의 자유가 최소한이나마 보장될 길이 열릴 것이다. 올 한 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교황 방북이 이뤄지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도회에 참석해 함께 묵주기도를 드리는 신자들. (사진 제공 =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이날 기도회에 참석한 뒤 돌아가던 참회와 속죄의 성당 신자들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매번 참석하지는 못하지만, 가끔이라도 참석해 평화와 화해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은 더없이 좋다”면서, “남과 북의 신자들이 모여 손을 잡고 기도하고, 미사 드리는 장면을 생각하게 된다. 그날이 어서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의정부교구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토요기도회’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열린다. 2013년 3월 2일, 참회와 속죄의 성당 봉헌식 3개월 전부터 시작됐다. 

이 기도회는 독일 통일 전 1982년, 동독 라이프치히의 니콜라이 교회에서 동독과 서독 간 군비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시작된 ‘월요기도회’에서 영감을 받았다. 남과 북의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지향하고, 북한 순교자들을 기억하는 지향으로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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