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꿈꿨던 박성호 학생, 꿈의 자리로

세월호참사 안산 정부합동분향소 마당에 세워졌던 ‘성호 경당’이 수원가톨릭대로 이동된다.

‘성호 경당’은 시민들이 분향소 앞에 단원고 학생들이 품고 있던 꿈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주자며 추진한 ‘세월호 꿈마을 프로젝트’의 첫 열매로, 사제를 꿈꿨던 박성호 학생(임마누엘)을 위한 성당이다.

처음 ‘성호의 성당’으로 불리웠던 ‘성호 경당’은 전국의 목수들이 자신의 재능과 자재를 기부하고 창문 스테인드글라스, 성모상과 같은 성물 등 모두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졌다.

'성호 경당'은 세월호참사 200일이자 ‘모든 성인들의 날’이었던 2014년 11월 1일 축성됐고, 세월호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의 ‘기도하는 집’으로 분향소 앞 마당을 지켜 왔다.

안산대리구장 김건태 신부는 합동분향소 앞 마지막 미사가 봉헌된 13일, 미사를 마치며 ‘성호 경당’을 수원신학교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신학교에는 이미 지난해 4월 옮겨진 ‘팽목항 십자가’가 설치되어 있다.

수원신학교 기획관리처장 황치헌 신부는 이같은 결정에 대해, “가족들과 논의한 결과 이동에 어려움은 있지만 신학교로 이전하는 것을 결정하고 오늘 4월 말 안에 옮겨 오기로 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밝혔다.

황 신부는 “규모와 높이, 경당 구조가 이동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됐지만, 가족들의 바람이 있었고, 안산대리구장 김건태 신부가 이를 건의해, 신학교 차원에서 결정했다”며, 모든 비용은 안산대리구가 부담한다고 말했다.

황 신부에 따르면, ‘성호 경당’은 팽목항 십자가와 학부 1학년 공간인 ‘신덕관’ 앞으로 옮겨진다.

2014년 '성호 경당'을 짓는 목수들. 이들 가운데는 제주에서 찾아온 이도 있었다. ⓒ정현진 기자
2014년 11월 1일 성호 경당 축복식. ⓒ정현진 기자
엄마를 따라 왔다가, "성호형"을 위해 기도하는 아이들.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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