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교회
“정양모 신부 가르침, 영상으로 전하고 싶다”다큐 제작 준비하는 김원호 씨

진보적 성서학자인 정양모 신부의 가르침이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올 연말께 나온다.

김원호 씨(알렉산델)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인터뷰에서 '오늘의 예수 – 김원호가 묻고 정양모가 답하다'를 주제로 영상을 만들고, 대림 제1주일(2018년 12월 2일) 무렵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YOU ME 특허법인 대표변리사를 맡고 있다.

관심 있는 사람들이 정 신부와 함께 순례 여행을 하는 과정을 영상에 담을 것이라는 점이 특별하다. 순례 여행과 촬영 일정은 봄, 여름, 가을 3번으로 계획하고 있으며, 천주교 원주교구 용소막 성당, 전북 고창의 밀밭과 염전 등을 방문한다.

김원호 씨는 “예수님이 설교하신 마당을 만들어 보자는 뜻으로, 그에 맞는 장소를 정했다”며 “참가자들에게도 신앙과 삶을 되돌아보고 일깨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양모 신부가 2012년 12월 서울에서 강연하고 있다. ⓒ강한 기자

한국 천주교의 대표적 개방, 진보 성서학자
1990년대 교황청 비판으로 제재 받기도

정양모 신부(안동교구 원로사제)는 1935년 태어나 1963년 프랑스 리옹 가톨릭대학을 졸업하고 사제품을 받았다. 1970년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성서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스라엘의 도미니코회 성서연구소에서 연구했다. 1971-2001년 광주 가톨릭대, 서강대, 성공회대 교수를 지냈으며, 다석 류영모의 사상에도 관심이 많아 2005년부터 다석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 천주교에서 정 신부는 개방적, 진보적 성서학자로 평가 받아 왔다.

(천주교가 여성 사제를 허용하지 않는 데 대해) “가톨릭교회는 지금까지도 철저하게 남녀를 차별합니다. 우리는 절반쯤 가톨릭(보편적)입니다. 아직도 멀었습니다.”

“천주교 신앙은 우리나라에서 생겨난 게 아니고, 옛날 옛적 지중해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딱 들어맞게 만들어졌고, 그 이후에도 지중해 사람들이 2천 년 동안 가꾼 것입니다. 그게 한국인에게 그대로 들어맞는다면 기이한 일이지요. 저는 평생 성경을 공부했지만, 천주교 신앙이 나에게 맞기도 하고 안 맞기도 하며, 상당한 거리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면 예수 공부 좀 더 하고, 예수 흉내 내면 되겠네요. 예수의 삶과 죽음과 부활에 우리의 삶, 죽음, 부활을 짝 맞추면 됩니다. 예수 공부는 끝이 없고 예수 닮기 어렵습니다. 예수님은 40살을 못 넘겼습니다. 제가 진실로 예수님처럼 살았다면 사십을 못 넘겼어야 하는데, 예수님보다 곱빼기를 더 살고도 잘 웃고 잘 먹습니다. 예수 공부하는 척, 예수 닮는 척만 한 것이죠. 그것만 해도 예수님은 어여삐 봐주십니다. 그래서 살 만한 거예요.”

이는 2012년 6월 2일 부산에서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공동주최한 특강에서 정양모 신부가 꺼낸 이야기다.

보수적 신학과 교리를 비판하는 정 신부의 발언은 이제민(마산교구), 서공석(부산교구) 신부의 글들과 함께 교황청의 비판을 받았다.

1997년 7월 2일 주교회의 상임위는 세 신부의 연설과 글이 “보편교회와 개별교회의 관계, 여성과 사제직, 사제 독신제, 복음화와 가톨릭 신앙의 토착화와 관련하여 가톨릭의 정통 교리와 일치하지 않는 요소가 있다는 지적”을 담은 교황청 견해를 전달 받아 검토하고, “앞으로 주교회의 간행물에는 이들의 글을 게재하지 않도록”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한국 천주교주교회의 회보 1997년 9월 1일자)

이에 대해 정 신부는 2011년 나온 책 “내 글 보고 내가 웃는다”에서 “주한 교황대사,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한국 주교단은 저희 세 사람에게 소명의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 단지 밀고를 근거로 그런 결단을 내렸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며 “이는 2000년 전 유대교 율사들의 재판 절차에도 훨씬 못 미치는 처사”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원호 씨. ⓒ강한 기자

“교회 입장 떠나 예수의 삶과 말씀, 온전히 전하려 한 노력 존경”

한편, 김원호 씨는 정양모 신부가 “예수님의 가르침을 교회의 입장, 교리적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 살아 생전에 어떤 생활을 하시고,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의도는 무엇이었는지 온전하게 그려 보려고 노력했다”며, 정 신부의 해석과 강의가 “우리 신자들에게는 큰 기쁨”이었다고 말했다. 김원호 씨가 정 신부를 “존경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김 씨는 자신이 겪은 교회에서는 사랑을 실천하는 그리스도교 신자가 되기보다 계율을 지키는 존재가 돼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처럼 “조직과 제도에 의존하는 믿음이 하느님, 예수님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열정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물었다.

“우리나라도 경제 발전과 함께 '종교의 위기' 현상이 보입니다. 종교의 구실은 끝났다는 듯, 젊은이들은 종교를 멀리합니다. 경제가 좋아져서 그렇다고 볼 수도 있지만, 교회가 자기 껍질에 사로잡혀 창립자의 생각을 떠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 삶에 와닿지 않는 제도적 종교를 떠나는 것은 아닐까요?”

이것이 다큐 영상 주제를 '오늘의 예수'로 정한 이유 중 하나다. 예수의 가르침을 오늘날의 인간 삶에 비춰 보며 현대사회가 마주한 어려운 문제들의 해결책을 찾고, 기계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의 문제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는 영상을 만들어, 정양모 신부와 직접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과도 소통하는 것이 목표다.

다큐멘터리 전문 제작사가 영상 제작을 맡는다. 또한, 영상의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후원금을 모아 비용을 마련하고, 김원호 씨가 대표이사 등으로 참여하고 있는 씨알재단, 우리신학연구소,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의 협조도 받을 계획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