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모 신부, <나는 예수를 이렇게 본다> 펴내고 강좌 열어

“예수, 도대체 누구신가? 나도 묻고 사람들도 묻는다. 평생 예수와 인연을 맺고 살지만 대답이 쉽지 않다. 본디 사람은 수수께끼 같고 예수는 더욱 신비스럽다. …(중략)… 어쨌거나 예수는 신본주의자요 인본주의자셨다. 예수께서는 사람이면서 사람대접을 못 받는 소외자들, 불쌍한 사람들을 각별히 편애하셨다. … 나는 열락의 상태에서 이 글을 내리쓰면서 스스로 부끄럽다는 자괴감이 들었다. 예수 공부도 많이 부족하지만, 그보다는 예수 닮기는 더욱 모자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소외자들을 정성껏 돌보는 선남선녀들을 대하면 나는 한없이 초라해진다. 그렇지만 내 삶이 닫힌 꼴에서 열린 꼴로 조금씩 바뀌기를 간구한다.” (정양모 신부, <나는 예수를 이렇게 본다>(햇빛출판사, 2012) 머리말에서)

▲ 정양모 신부 ⓒ강한 기자
신약학자 정양모 신부(안동교구 원로사목자, 다석학회 회장)가 자신의 ‘예수 공부’를 총정리한 책 <나는 예수를 이렇게 본다>를 내놓으며, 이 책을 교재 삼아 12월 14일부터 강좌를 시작했다. 이날 저녁 서울 충무로2가 전진상교육관에서 열린 강의에서 정양모 신부는 책 서두에 실린 예수의 공생활 이전 모습에 대해 특유의 재담을 섞어 가며 이야기를 풀어냈다.

<나는 예수를 이렇게 본다>는 전체 8장, 약 300여 쪽의 책으로, 예수의 사생활로부터 시작해 세례와 유혹, 갈릴래아 전도, 말씀, 행적, 여성관, 수난사화, 부활 신앙에 대한 정양모 신부의 연구와 해설을 담았다. 책 곳곳에서는 그가 관심 있게 보았던 신약성경과 관련된 미술 작품도 소개한다.

이날 강의에서 정 신부는 마태오 복음서에 실린 예수의 족보와 동방 박사들의 방문 이야기를 언급하며 “마태오 · 루카 복음이 기록되기 전까지 약 50년 동안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사생활에 관심을 갖지 않았거나, 가졌더라도 관심이 매우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을 너무나 사랑하고 존경하다 보니 위대하신 분의 잉태-탄생-성장에 대한 관심이 세월이 갈수록 많아졌던 것”이라며 마태오 · 루카 복음서에 예수의 ‘사생활’ 이야기가 실린 배경을 밝혔다.

“문 씨가 이길지, 박 씨가 이길지도 모르는데, 어찌 역사와 우주를 환히 알겠나”

▲ 정양모 신부, '나는 예수를 이렇게 본다', 햇빛출판사, 2012.
강의를 마칠 무렵 한 참석자가 “성경의 기록이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닐 수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가” 묻자 정양모 신부는 “예수님의 공생활 부분에 가면 그분의 말씀과 행적 중 객관적 정보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정 신부는 “성경도 인간이 만든 것으로, 그 시대의 신화, 전설, 속담이 골고루 들어가는 것”이라며 “창세기에 실린 우주의 시초나 예수님의 사생활, 종말에 대한 이야기는 객관적 정보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19일 대통령선거에서 문 씨가 이길지, 박 씨가 이길지도 관측 못하는데, 어떻게 역사와 우주에 대한 정보를 환하게 가질 수 있겠나” 하고 되물었다.

정양모 신부의 ‘예수 공부’ 강좌는 재단법인 씨알의 제13기 씨알사상강좌로 내년 1월 25일까지(총 7회) 매주 금요일 오후 7시에 전진상교육관 사랑실에서 열린다. (문의 : 재단법인 씨알 사무국 / 02-2279-5157, crl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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