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삼성전자 앞에서 부활절 미사 봉헌

4월 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가 봉헌됐다. 제대 옆에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놓여 있다. ⓒ강한 기자

4월 1일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도 미사가 봉헌됐다.

이번 미사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와 빈민사목위원회가 삼성전사 사옥 앞에서 반도체 노동자 직업병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농성 중인 반올림과 함께 준비했다.

미사를 주례한 정수용 신부(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는 삼성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로 잘 알려진 황유미 씨가 숨진 지 11년이 지났다며, “아직도 투병 중인 산재 피해자들과 가족, 고인들을 기억하며 함께 부활을 축하하고 기념”하자고 말했다.

나승구 신부(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장)는 강론에서 “삼성 반도체 공장의 클린룸은 안전하다고 홍보됐지만, 안전한 것은 반도체 제품뿐”이었다며, “사실이 알려지며 경영진에게는 조국 근대화의 한 장면으로 묘사됐으면 좋았을 일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나 신부는 이를 “작은 부활”이라며 “부활의 참된 의미는 농성의 자리에서 생활의 자리로, 굴뚝 위의 차가운 한 끼가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하는 따듯한 밥상, 빼앗긴 일상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미사에는 평신도들을 중심으로 150여 명이 참여했다.

미사를 마칠 무렵에는 황상기 씨(황유미 씨의 아버지)가 나서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법원, 검찰 등 국가기관이 삼성 경영진의 잘못을 시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사에 참석한 오순 씨(데레사, 서울대교구)는 “주님의 부활을 축하하고 함께 봉헌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다”면서 “반도체 공장 직업병 희생자들의 아픔이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4월 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가 봉헌됐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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