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안수(imposition of hands)는 사람이나 사물을 축복(benetiction)할 때 취하는 행동입니다. 사람에게는 머리에 두 손을 정성껏 얹고 기도하며, 사물은 그 사물 위에 손을 얹습니다.

안수는 준성사에 포함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준성사는 성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루어질 수도 있고, 성사와 별개로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준성사의 예로는 축성, 축복, 봉헌, 구마 등이 있습니다. 준성사를 이루는 요소에는 언제나 기도가 있고, 안수, 십자성호, 성수 뿌리기 등이 동반되기도 합니다.(이에 대해서는 “축성과 축복은 같은 말인가요?”도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안수를 누가 할 수 있는가에 대해 답을 드린다면, 넓은 의미에서 안수는 모든 이가 할 수 있는 전례적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교회법에서는 안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단지 어떤 특정 전례 안에서 누가 안수를 할지가 정해져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좁은 의미에서는 전례에 따라 안수를 하는 이가 정해집니다. 이렇게 특정 전례에서 그렇듯 안수를 하는 사람이 정해지는 경우가 아닌 일반적 상황에서는 결국, 누구나 안수를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자면, 고해성사 마지막 부분에서 사죄경을 바칠 때 안수를 하게 됩니다.(창이 가려져 있어서 안 보인다고 해도 사제는 고백자에게 손을 뻗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당연히 사제가 안수를 하게 됩니다. 병자성사, 견진성사 등 성사를 집행하는 상황에서는 사제가 안수를 주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특별히 성품성사에서는 주교의 안수를 시작으로 사제들이 성품을 받는 이들에게 안수를 하게 됩니다. 

성품성사와 같이 누군가에게 직무를 수행할 권리와 능력을 주는 경우에는 주교의 안수가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성품성사에서 볼 수 있는 안수를, 직무를 수행할 권리와 능력을 성령께서 주신다는 것을 보여 주는 표지로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특별히 의미를 담고 있고 그 담당자가 정해져 있지 않다면, 안수는 축복에 따르는 일종의 기도자세(orant)로서 누군가를 축복해 주고자 하는 이가 취할 수 있는 제스처입니다. 축복을 청하는 이의 머리에 손을 얹고 성령께서 그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시길 청하는 겁니다. 예를 들자면, 자녀가 여행을 떠날 때 부모가 자녀들을 축복하며 안수를 줄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가정생활과 관련된 부분들은 가족 구성원들끼리 안수를 할 수도 있겠습니다. 

몸이 아픈 분들을 방문하여 환자분들을 위로해 주고 기도해 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특히, 레지오마리애 단원분들이 병자방문을 정기적으로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분들도 경우에 따라 안수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환자의 환부 위에 손을 얹을 수도 있고, 어깨에 손을 얹어 용기를 청할 수도 있고, 머리에 손을 얹어 위로할 수도 있습니다. 정확히는 머리에 두 손을 얹는 행위를 안수라고 해야겠지만, 좀 더 응용하여 보면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중요한 건 기도하는 이들의 정성된 마음이겠죠.

안수는 사람이나 사물을 축복할 때 취하는 행동이다. ⓒ장영식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운영실무. 
서강대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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