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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과세되면, 천주교는 혜택주요 소득인 '성무활동비' 비과세 대상, 알맹이 빠져

정부가 2018년부터 시행할 종교인 과세를 위해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그간 종교인 과세에 반발해 시행 연기와 범위 축소를 주장해 온 일부 보수 개신교의 입장이 크게 반영됐다. 명목상으로만 종교인 과세가 시행될 뿐 그간 자진 납세해 온 천주교의 경우 오히려 세금이 더 줄어든다.

28일 기획재정부가 낸 ‘시행령 개정안’은 30일부터 입법 예고된다.

기재부는 2015년 정기국회에서 통과된 소득세법 개정안에 대해 과세제도 명확화 등을 이유로 유예 또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종교계" 의견에 따라 보완했다며, “입법예고 기간 중에도 종교계 간담회 추가 개최 등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연내 개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정된 주요 내용은 “종교인소득 과세대상 범위의 조정, 과세대상 종교단체 범위 확대, 원천징수 편의 제고, 세무조사 범위와 절차 규정화” 등이다.

천주교, 성무활동비는 비과세, 미사예물은 과세 대상

먼저 과세대상에서 “종교인이 종교단체로부터 종교 활동 사용 목적으로 받은 금액(종교활동비)"은 비과세로 제외됐다. 종교활동비는 종교단체의 규약이나 종교단체 의결기구 결정에 따른 비용으로 천주교는 성무활동비, 개신교는 목회활동비, 불교는 수행지원비다.

그런데 이 비과세 규정은 기타소득으로 신고할 때만 적용되고, 근로소득으로 신고할 경우는 정확히 개정 조항에 반영되지 않았다. 기타소득의 비과세만 규정했기 때문에 근로소득으로 신고하면, 과세 대상이 된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기타소득의 비과세만 규정한 것이 맞다"며, "근로소득으로 신고할 경우에 대해서는 앞으로 논의해 바뀔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종교활동비를 지급하는 ‘종교단체’도 현행 “종교인이 종교단체로부터 받는 소득”에서 “소속 종교단체로부터 받는 소득”으로 축소했다. 과세대상 종교단체는 현행 “종교 목적 비영리법인 및 그 소속 단체”에서 “법인이 아닌 종교단체 소속 종교인”으로 확대했다.

종교인 세무조사 대상도 “‘종교인소득회계’에 한정될 수 있도록 종교단체 회계와 종교인 회계를 구분”함으로써 종교인소득 관련 세무조사에서 종교단체가 소속 종교인에게 지급한 금품 외에 종교 활동과 관련한 비용은 조사대상에서 뺐다. 

기재부가 제시한 ‘종교인소득 간이세액표’에 따르면, 기타소득으로 신고할 경우 월 167만 원을 받는 1인 가구 세금은 월 1000원이고, 2-4인 가구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월 333만 원을 받으면, 1인 가구 8만 3830원, 월 417만 원을 받으면 1인 가구 세금이 16만 3230원이다.

이에 비해 같은 금액을 받는 일반 근로자의 근로소득세는 각기 1만 2430원, 12만 210원, 23만 3600원으로 더 많다. 종교인은 근로소득과 기타소득 가운데 선택할 수 있고, 기타소득으로 신고하면 소득의 20-80퍼센트를 필요경비로 인정받아 세금이 적어진다. 

그러나 기타소득으로 신고하면 수입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받을 수 있는 ‘근로장려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이를 또 보충해 주기 위해 기재부는 국회에 “종교인소득은 (기타소득으로 신고하더라도) 근로장려금, 자녀장려금을 적용"하도록 세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특혜다. 그간 보수 개신교 일부는 종교인 과세에서 종교인의 활동과 소득이 "근로"와 "근로소득세"로 규정되는 데 반감을 표시하면서 대신에 "기타 소득"으로 할 것을 요구해 반영됐었다.

또 기재부는 "지급명세서 제출 불성실 가산세를 2년간 면제”해 주는 세법 개정도 요청했다.
그렇게 되면 종교인 과세 시행 첫 2년은 세금 신고와 납부를 안 해도 손해가 없는 특혜로 일종의 유예 효과가 있다. 그동안 보수 개신교는 종교인 과세를 또 다시 2년 연기할 것을 요구해 왔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개 종교 지도자들을 만나 종교인 과세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8월 31일에는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를 만났다. (사진 제공 = 기획재정부)

시행령 개정 내용, 종교단체의 탈세 유인으로 작용할 가능성 충분

이같은 내용에 대해 강성일 세무사(플로리아노)는 “과세제도의 보완을 위한 규정도 있지만 종교인소득의 과세대상 범위를 한정한 규정, 세무조사 범위를 명시한 규정 등은 종교단체의 탈세 유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우선 목회활동비, 성무활동비 등에 세금을 물리지 않겠다는 것에 대해, “각 종교단체가 임의적이고 자의적으로 종교활동비의 기준을 정해, 실제 과세소득을 줄여 신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기재부가 각 종단에 통보했던 세부 과세기준안은 천주교는 사목활동비(생활비)와 사목지원비(미사예물), 불교는 보시, 종무수행비와 수행지원비, 개신교는 생활비, 사례비, 목회활동비, 차량유지비(20만 원 이상), 사택지원금, 타 종교단체 부흥회 사례비 등이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서는 이 가운데 성무활동비(천주교), 목회활동비(개신교), 수행지원비(불교)를 비과세로 제외했다.

천주교는 사제의 주요 소득이 성무활동비이며, 미사예물의 일정 비율을 성무지원비로 받는다.

즉 천주교 사제는 그간 자진 납세해 오던 성무활동비를 반드시 납세해야 할 법적 의무는 앞으로도 생기지 않는 셈이다. 

또 강 세무사는 종교인 소득을 지급하는 종교단체의 범위를 “종교인 소속 단체”로 축소한 것에 대해서도, “다른 종교단체로부터 받는 각종 명목의 수입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겠다는 것은, 회사에 소속된 근로자가 회사 외의 단체에 인적 용역을 제공하는 경우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는 것에 비하면 종교인에 대한 혜택이며, 국가가 과세권을 자발적으로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무조사 대상에서 “종교활동과 관련한 비용”을 제외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미 소득세법은 종교단체의 장부 및 서류를 조사하거나 제출하는 경우 종교인소득과 관련된 부분만 가능하도록 제한을 두고 있다”며, 이번 시행령으로 이 부분을 더욱 명확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법개정이 필요하다고 한 “지급명세서 제출 불성실 가산세 2년 유예”도 “결국 그 시행시기를 2년 유예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개정된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천주교가 그동안 근로소득세를 냈던 ‘성무활동비’를 기타소득으로 신고하면, 비과세 대상이 되어 세금이 안 나오고, 성무지원비(미사예물)만 과세 대상이다. 미사예물은 교구마다 지급 방법과 비율이 조금씩 다르지만, 수원교구는 연차에 따라 60-80만 원 선이다. 성무활동비가 미사예물보다 2배 이상 많기 때문에 이번 시행령을 따른다면, 천주교도 세금 혜택을 받으려면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천주교는 1994년부터 근로소득으로 자진 신고해 세금을 내 왔기 때문에 이 방침을 바꾸지 않는다면 세금 혜택은 없다.

이에 대해 서울대교구 한 신부는 “아직 교회 방침이 나온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종교인 과세 시행 이전부터 세금을 냈던 만큼, 이번 시행령에 따라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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