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시 대주교, “핵무기 버려야 더 안전”

교회가 추구하는 핵무기 폐지라는 목표를 이루려면 핵무기의 위험에 대해 교회가 계속 교육해야 한다고 교황청의 한 관리가 강조했다.

전 유엔 주재 교황청 대표인 실바노 토마시 대주교는 26일 미국 조지타운 대학에서 한 강연에서, 사람들이 핵무기에 관한 문제들을 배우고 그러한 무기들 때문에 생겨나는 안보 위협에 대해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무기를 소유하고 유지하는 데 엄청나게 많은 돈이 들며, 여기에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복지 등에 쓰일 돈을 돌려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엔에서 통과된 핵무기금지조약은 좋은 첫걸음이지만, 현재의 아홉 핵무기 보유국가에게 핵무기를 버려야 안보가 위험해지기보다는 오히려 더 안전해진다는 것을 설득해야 하는 큰일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유엔에서 통과된 이번 조약에는 핵무기 보유국가들은 하나도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교황청은 조약 서명식이 있던 지난 9월 20일 곧바로 이 조약에 서명하고 또한 인준했다. 조약이 발효하려면 모두 50개국 이상이 인준해야 하는데, 20일 현재 50개국이 서명했고 이 가운데 바티칸을 포함해 세 나라가 인준했다.

현 유엔 주재 교황청대사인 폴 갤러거 대주교는 9월 20일 가톨릭교회는 “핵무기에서 자유로운 세상을 이루기 위해 적극 움직이려는” 노력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토마시 대주교는 1990년대에 동서냉전이 끝나고 미국과 소련이 수천 기의 핵무기를 폐기하면서 사람들이 핵전쟁의 위험을 덜 급하게 느끼게 됐지만, “핵전쟁의 위험은 여전하며, 문명을 보전할 노력을 더 촉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78-2005)는 1970-80년대에 핵무기 폐기를 위한 한 단계로서 핵 억지 이론, 즉 핵무기를 갖고 있는 나라끼리는 서로의 핵무기 보복이 두려워 전쟁을 피하게 된다는 이론을 받아들였지만, 핵무기는 이 지구에 사는 생명에 커다란 위협을 가하고 있고, 따라서 교황청은 그런 입장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핵무기를 철폐하기 위한 지속적 운동을 이제 다시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중의 한 질문에 대답하면서, “내 작은 경험으로 볼 때, (지금) 사람들이 이 중요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그간 생태 문제로 논점을 옮겼고, 여러 아주 중요한 문제들을 크게 인식하고 있지만, 이 모든 토론들에 핵무기 문제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날짜를 밝히지 않고 공개한 사진에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가운데)이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 출처 = CRUX)

이 강연에서, 토마시 대주교는 세계는 북한이 핵무장을 강화하는 것을 멈추기 위해 북한과 진지하게 협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북한 외에 핵무기를 갖고 있는 다른 여덟 나라는 유엔 상임이사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외에 인도와 파키스탄, 그리고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스라엘이 있다.

그는 이들 나라뿐 아니라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는 유럽 대부분의 나라들도 궁극적인 핵무장 철폐를 위한 토론에 참여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미국과의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국의 핵우산으로 보호받고 있다. 핵우산이란, 핵무기가 없는 한 나라가 핵무기로 공격받으면, 핵무기를 가진 동맹국이 대신해서 핵무기로 보복해 준다는 약속으로, 따라서 다른 적대국의 핵공격 위험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기사 원문: https://cruxnow.com/cns/2017/09/27/average-people-hold-key-nuclear-disarmament-vatican-official-says/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