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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는 날마다 미사를 바치는데, 신자들은?[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 2017년 4월 천주교 춘천교구 죽림동 주교좌 성당에서 신자들이 미사에 참석하고 있다. ⓒ강한 기자

신자들이 날마다 미사를 참례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이렇고 저런 일로 인해 주일 미사를 건너뛰었다는 고백을 듣는 경우는 흔한 편입니다. 그런데 종종, 평일 미사 빠졌다고, 그래서 자신이 게으르다고 고백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기도생활을 점검해 보고, 자신의 나태함을 깨닫게 되었다는 의미로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태도가 너무 과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되면 과도한 자기 검열이 일어나고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으려는 세심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게으름과는 반대로, 평일 미사를 거의 날마다 참례하고 싶은데 미사가 원하는 시간에 있지 않아서 불만인 신자분도 있을 겁니다. 제가 어릴 때 복사 활동을 하던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면, 월, 수, 금요일에는 새벽 미사, 화, 목요일은 저녁 미사가 있었습니다.

본당마다 편차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된 것이고, 당시에는 그게 평일 미사의 표준 일정이라 믿었습니다. 이 기본 틀에 덧붙여 어떤 본당은 미사가 오전, 오후 각 한 대씩, 두 대가 봉헌되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런 규칙성에 맞춰 열심인 분들은 자신의 신앙생활의 패턴을 설정했습니다. 월, 수, 금엔 새벽 미사 참례 후 출근, 화, 목엔 칼퇴근 후 저녁 미사 참례 식으로 미사를 중심으로 일정을 잡았던 것입니다.

요즘은, 명동성당만이 새벽, 정오, 저녁 미사 이렇게 하루에 세 대의 미사를 규칙적으로 봉헌하는 곳이라 여겨집니다. 소속 사제들이 여러 명이라 그것이 가능합니다. 보좌가 없이 홀로 본당 미사를 책임져야 하는 사제들이 하루에 아침, 저녁 두 대의 미사를 봉헌해야 하는 것을 쉽다고만 말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날마다 미사 참례를 하려는 신자는 꼭 소속 본당이 아니더라도, 직장 근처 성당의 미사 일정을 확인하여 미사 참례 일정을 잡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명동이 가까우면 좋으련만.... 미사 참례에 가장 큰 장애물로 보이는 야근이 없으면 좋으련만.... 쉽지 않습니다.

열정이 있으나 날마다 미사 참례를 할 수 없는 신자들과는 달리, 열정이 없다 해도 사제는 날마다 성체성사(미사)를 봉헌하도록 요청되어야 합니다(교회법 제276조 2항 2호 참조). 그리고 일과(전례)기도(성무일도, 또는 시간전례)를 바칠 의무(교회법 제1174조 1항 참조)를 집니다.

사제가 날마다 미사를 봉헌하도록 요청받는 것은, 그들이 하느님 백성에게 봉사하며 하느님의 신비를 사람들에게 전하는 이들이니 만큼 자기 삶을 통해 성덕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직자인 사제와 부제, 전적으로 삶을 하느님 나라와 그 백성들에게 봉사하고자 의탁한 봉헌생활회와 사도생활단의 회원들은 사실상 날마다 미사와 일과기도를 바치도록 유도됩니다. 이들은 그런 환경 안에서 생활하기에 그것이 가능합니다. 보통의 신자들에게도, 성덕을 추구하는 일이 쉽진 않다고 해도 그런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미사는 사제에게 의무라기보다는 당연히 수행해야 할 성사이기에 날마다 봉헌해야 한다고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홀로 봉헌하는 미사는 그다지 신나지 않다는 걸 고백해야겠습니다. 독자분들도 미사통상문(미사경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미사통상문의 시작에 “교우들과 함께 드리는 미사”라고 쓰여 있습니다. 미사통상문의 구성이 사제와 신자들이 대화를 주고받기도 하고, 기도문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식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기분이 들거든요. 사제 홀로 드리는 미사는 아무래도 그 생동감을 드러낼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날마다 미사에 참례하고 싶은데 직장이나 여러 문제로 시간을 맞출 수 없는 신자분들은 일과기도(성무일도)를 익혀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사제들은 미사 참례를 갈망하는 신자들의 욕구를 조금이라도 더 충족시킬 수 있도록, 그리고 “교우들과 함께 드리는” 미사의 생동감을 위해서라도 적정한 미사 시간과 미사 대수를 찾는 노력을 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운영실무.
서강대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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