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동안 "주일미사 꼭 참례를 해야 하는지?"와 "주일미사에 빠지면 꼭 고해성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질문은 다르지만 "주일 미사"라는 범주에서 함께 다룰 수 있는 주제로 묶어 답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주일미사에 빠졌는데 영성체를 하시려면 고해성사를 통해 해결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꼭" 그래야만 하는지에 대해서는 일단, 십계명에 나와 있는 "주일을 거룩히 보내라"라는 항목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야 한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주일미사를 어떤 연유로 빠지게 되었는지를 헤아려 보는 게 우선입니다. 이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에 따라 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건강상의 이유나 피치 못할 출장을 가야 했던 이유가 있을 겁니다. 아니면, 자연재해로 인해 성당에 못 갈 수도 있습니다. 요즘처럼 코로나19 감염증이 심각한 상황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피치 못한 상황을 위해서 한국교회는 주일미사를 대신할 수 있는 묵주기도, 그날의 복음 묵상(성경 봉독), 선행 등을 미사를 대신할 만한 행위로 안내하고 있습니다.(지난 기사 "주일미사 참례를 못했을 때 대신할 수 있는 것은?"을 다시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하지만, 주지하셔야 할 조건이 바로 "부득이한 경우"라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 해당할 때, 앞서 안내해 드린 대안을 통해 하느님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고해성사를 당장 하지 않아도 다른 주일미사에서 영성체를 하실 수 있습니다. 

가톨릭 미사 모습. (이미지 출처 = Flickr)

반면에 개인적인 나태함이나 부주의로 인해 혹은 의도적으로 주일미사를 놓친 것에 대해서는 미루지 말고 고해성사를 하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럴 때 중시해야 할 것은 주일미사에 빠졌다는 사실보다 시들어 가는 신앙심과 그 원인이 좀 더 심각하다는 점입니다. 

부득이하게 주일미사에 빠졌든지 나태함으로 인해 빠졌든지 상관없이 평일에 시간을 내셔서 평일미사에 참석해 보는 것도 권해 드립니다. 주일미사는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라는 의미에서 그 무게를 평일미사에 비할 수 없습니다만, 평일미사는 성체성사에 참여하는 노력을 경주하는 차원에서 신앙심을 북돋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더 말씀드리지만, 주일미사 참례를 의무사항으로만 보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주일은 "주님의 날"이라는 의미이고, 모든 신자는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교회에 모입니다. 즉,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부활을 함께 모여 믿고 고백하라고 소집한 이들이 바로 신자들이고 교회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주님과 함께 우리가 맞이할 부활을 미리 맛보고자 주일마다 모이는 이들인 것입니다. 그만큼 주일미사를 의무로 볼 것이 아니라 권리로 봤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맞이할 부활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니까요.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센터장, 인성교육원장,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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