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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오르지 않는게 맞는가?사회적 비용 감안하지 않은 싼 전기....바람직한가 따져 봐야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 여부에 대한 공론화위원회가 시작되고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와 핵산업계 간 공방이 일면서 ‘전기요금 인상’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전기요금 인상 예측치는 천차만별이다. 녹색당은 2030년 가정용 전기요금은 2015년 대비 10.6퍼센트 오를 것으로 봤으며,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29년에 2016년 대비 21퍼센트 오를 것으로 봤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탈원전과 탈석탄 시나리오가 이행되면 전기요금이 25퍼센트 인상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전기요금 인상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2022년까지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며, “탈원전에도 전력수급과 요금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2030년까지 전력수요는 102기가와트로 예상되는데, 2022년까지 5기가와트 전력설비 초과가 예상되며 탈원전 뒤 부족한 설비(10기가와트)는 신재생, LNG로 보완할 것”이라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전기요금 인상 문제를 단순히 공급과 수요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는 것이 에너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민사회계의 목소리다.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한국의 전기요금은 핵발전의 명분을 제공했을뿐 아니라 지불해야 할 환경, 사회적 비용을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탈핵을 계기로 전반적인 에너지 생산과 공급, 소비 방식은 물론 비용까지 전면 검토하고 수정해야 한다. 비용 문제를 제대로 짚는다면 어느 정도 상승은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녹색당 하승수 공동위원장은 전기요금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 발표에 대해서, “한전이 전년도 영업이익 12조를 내는 등 흑자 상태고, 2022년까지 전기 생산 원가 상승률이 적기 때문에 전기요금이 오르지 않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따져 봐야 한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하 위원장은 전기요금뿐 아니라 전반적인 에너지 정책에서 “수요 관리와 최대전력 관리를 제대로 해야 발전소를 줄일 수 있고,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의 현실화, 재편이 필요하다”며, “탈핵으로 이야기가 시작됐지만, 이를 계기로 전체적으로 중앙집중식의 전력 생산과 송전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시스템 개편은 올해 말 발표되는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되어야 한다며, “그 가운데 전기요금은 산업용 전기 과다소비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 2015년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주민 참여가 배제된 채 결정됐고, 핵발전소 건설 계획은 물론 전력 소비량 예측조차 틀려 비판 받았다. 따라서 8차 기본계획은 기존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현진 기자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한재각 부소장은 “지금보다 전기요금이 인상될 요인은 많다. 그동안 전기요금에는 사회적, 환경적 비용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핵발전의 폐로 비용이나 사용후핵연료 관리비용, 석탄 화력발전의 미세먼지 등 환경적 피해 비용, 송전선로의 지역 환경과 주민 피해 비용 등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정부가 전기요금이 오르지 않는다고 한 것은 국민들을 안심시키려는 목적이지만 그것이 타당한가, 시스템을 어떻게 짤 것인가는 논의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물론 가스나 재생가능에너지가 개발, 확산되면 기술효과로 비용이 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정확한 사실은 구체적으로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부소장은 그동안 전기요금이 국내 다른 비용이나 해외와 비교했을 때 싸다고 하지만, 단순 비교를 할 수 없고, 싼 원인을 짚어 봐야 한다면서, “전기요금 산정 기준은 한전 외에는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 전기요금 산정 기준을 다시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산업계는 “산업용 전기가 싼 이유는 항시적으로 고압전기를 쓰기 때문에 변전비용이 들어가지 않아서”라고 주장하지만, 다른 기회비용이나 새로운 발전소를 짓는 비용 등을 따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산업계의 주장은 저항없이 받아들여진다.

이어 한 부소장은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전력수급기본계획은 1980년대 급격하게 늘어나는 전력 소비에 공급을 맞추기 위해 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수요량이 급격히 늘지 않는데다, 수요, 공급만을 반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면적으로 패러다임을 바꿔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전기를 얼마나 쓰고,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를 벗어나, 전기를 어떻게 쓸 것인가, 어떻게 친환경적 생산방법으로 바꿀 것인가를 반영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를 위해서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그동안 지역별로 해 왔던 에너지 계획이나 에너지 정책에 대한 다양한 시민참여의 경험이 있다. 물론 가공할 필요가 있지만 그동안 제시되었던 아이디어나 시민들의 경험을 살리고 이를 기본계획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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