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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에서 4대강까지, 문재인의 약속가톨릭교회가 주목할 7개 분야 정책과 공약

“상식대로 해야 이득을 보는 세상 만들겠습니다.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소외된 국민이 없도록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항상 살피겠습니다. 국민들의 서러운 눈물을 닦아 드리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이 되어 가장 강력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군림하고 통치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대화하고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사에서 이같이 선언했다.

국정 정상화와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노동 문제와 같은 국내 사안부터 사드, 북핵 등 외교 안보, 적폐 청산... 당선 전부터 약속했던 “나라다운 나라”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과제는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민주화 회복, 나라다운 나라를 위해서 지난해 11월부터 촛불을 든 시민들은 이런 이유로 정부와 권력에 대한 감시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민주주의의 완성은 그야말로 주인인 시민들의 참여와 감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깨달음 때문이다.

지금부터 5년간 문재인 정부가 지켜야 할 약속은 무엇인지, 가장 시급한 사안부터 그리스도인들이 특별히 지켜봐야 할 공약과 정책 7가지를 꼽아 짚어 봤다. 7가지 분야는 노동, 세월호참사와 백남기농민 사건 진상규명, 탈핵과 에너지, 먹거리와 농업, 사드와 남북문제, 4대강 사업 진상규명과 회복, 제주해군기지 문제 등이다.

   
▲ 6명의 노동자들은 광화문 세광빌딩 위 40미터 높이 전광판 뒤편 아래 좁은 통로에서 비닐과 침낭으로 버티고 있었다. ⓒ정현진 기자

“비정규직 문제도 해결의 길을 모색하겠습니다” 취임 첫날 일성

대통령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4월 14일 6명의 노동자가 광화문 한복판 건물에 올라 고공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동악법 철폐, 노동법 전면 제, 개정, 노동3권 완전 쟁취”를 요구하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로 들어가던 시각인 5월 10일 오후, 27일 만에 농성을 마치고 내려왔다.

광화문광장을 대선 후보들이 수시로 다녀가는 중에도 이들을 찾는 대선 후보는 없었다. 이 땅의 노동자, 1000만 비정규직을 대변한 6명의 목소리를 문재인 대통령은 어떻게 듣고 해결할 것인가.

정부-지자체-공공부문 상시일자리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남용 방지 목적 ‘사용사유 제한제도’ 도입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세부적용기준 마련
임금․근로시간․성과급․퇴직금․사회보험․복지제도․경력인정 등 차별해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비정규직 고용 부담금제 도입

문재인 대통령이 비정규직과 관련해 내놓은 대책들이다. 문 대통령은 10대 공약에서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을 제정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처벌을 적극 해소하고 비정규직 규모를 OECD 수준으로 줄이며,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일자리는 정규직 고용을 원칙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임금 차별을 없애고 사내 하청에 대한 원청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최저임금은 2020년까지 1만 원으로 올리며, 이를 위한 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이 어느 수준과 내용까지 명문화하느냐가 관건이다. 공약대로라면 비정규직 차별과 양산은 줄어들 수는 있으나 근원적 해결은 안 된다는 말이다. 관련법 개정과 제정 이전에 이미 현행법에도 비정규직 파견 금지와 정규직 전환이 보장되어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데는 법 이전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 김득중 지부장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양산, 차별 문제는 20년 된 정리해고법, 파견법, 기간제법을 폐기하지 않으면 온전히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노동자들은 노동악법이 철폐되어야 한다는 근본적 요구를 하고 있는데, 정부가 이해당사자들을 만나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고 수많은 해고자, 거리로 내몰린 노동자들의 목소리부터 들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동안 어떤 정부도 진정성 있는 대화를 시도하지 않은 만큼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김 지부장은 노동권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지만 법전에만 존재할 뿐, 절박한 실존 위기에 몰린 노동자들에게는 전혀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 노동 문제는 이미 있는 법도 적용되지 않고 있다. 특별법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 백남기 씨가 죽은 뒤 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달려 온 수도자들. ⓒ정현진 기자

세월호참사 미수습자 수습이 가장 우선, 백남기 사건 진상규명 필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천주교 주교회의가 진행한 정책 질의에서 “세월호 특조위 2기 활동 재개, 백남기 특검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찬성했다.

문 대통령은 세월호 3주기 즈음 목포신항에서 만난 세월호 가족들에게도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9명의 미수습자를 찾는 일”이라며,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으며, 9일 밤 당선이 확실시되자 광화문에서 세월호 가족을 가장 먼저 만났다. 세월호와 관련된 문 대통령의 지난 행보에 따라 세월호 수색과 선체조사 등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며, 목포신항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도 5월 중 수색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유세 중이던 4월 13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초청 토론회에서 백남기 농민과 관련, “고인이 돌아가신 진상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백남기 농민 사건 특검과 진상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40년 뒤 탈핵, 건설 중인 핵발전소 백지화, 노후 원전 수명연장 금지

문재인 대통령은 주교회의 정책 질의 중 탈핵 정책과 관련, “핵발전소 건설 백지화 및 노후 핵발전소 폐쇄,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실험과 연구 중단, 탄소배출권 시장을 통해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기존의 정책 수정”에 찬성했다.

문 대통령은 답변서에서 “건설 중인 핵발전소는 일시 중단하고 전문가와 국민의 여론을 수렴해 결정하며, 계획 중인 핵발전소는 백지화하겠다”고 했으며, “노후원전 수명 연장을 금지해 40년 뒤 탈핵”을 약속했다. 또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실험 및 연구계획 중단에 대해서는 “재공론화를 통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계획을 재수립하고 고속로 연구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온실가스 감축 정책으로는 “에너지 발전 체제를 신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 중심으로 전환해 온실가스 배출 자체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재생에너지 확대는 2030년까지 20퍼센트 늘리겠다고 한다.

탈핵천주교연대, 천주교창조보전연대 등이 참여하는 ‘핵없는세상을위한공동행동’은 10일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논평을 내고, “탈핵 대통령을 기대한다”며,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탈핵에너지전환정책을 흔들림없이 추진하고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과 월성 1호기 폐쇄를 하루빨리 결정하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탈원전 로드맵을 마련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 독립성과 권한 강화, 원전 내진설계기준 상향 조정 등 다양한 원전안전, 파이로프로세싱 연구와 제2원자력연구원건설계획 재검토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탈핵에너지전환위원회를 구성하고, 사회적 합의를 모아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핵없는 사회를 위한공동행동은 지난 5개월간 진행한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 운동에는 주교회의의 승인으로 전국 본당과 수도회 등이 참여했다.

   
▲ 2011년 1월, 여의도 국회 앞에서 매주 봉헌된 4대강 사업 철회를 촉구하는 미사. ⓒ정현진 기자

2018년 목표 쌀 가격 19만 6000원

문재인 대통령은 농업 정책에 대해 앞서의 한농연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반영해 농업을 국정의 주요 의제로 설정할 것이며, 쌀 생산조정제를 시행해 쌀 문제 해결에 나서고, 공익적 직불제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쌀 가격은 19만 6000원으로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농산물자급률 23퍼센트는 국가위급시 최소자급률이라는 33.3퍼센트보다 10퍼센트나 낮아 완전히 종속된 상태”라고 보고, “농산물자급률을 끌어올려 식량주권을 회복하고 농가소득보장체계를 확립해 농촌경제를 살리는 등 농정의 틀을 다시 짜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주교회의 정책질의 중 쌀값 보장과 식량자급에 대해서도, ‘국가 책임 아래 식량 작물 수매를 통한 식량 자급’에 “일부 찬성”입장을 밝히며, “식량자급을 국가가 책임지는 방안에는 찬성하지만, 자급률이 현저히 낮은 현실과 법체계로 볼 때,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법으로 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또 쌀값 보장을 위한 ‘밥쌀 수입 중단, 정부 수매제 부활, 대북 쌀 교류’에 대해 “강력한 생산조정제 시행, 대북 쌀 교류, 소비확대 등의 방안을 추진해 쌀 소비를 보장하겠다”고 밝혔으며, 안전한 먹을 거리를 위한 GMO완전표시제와 학교급식에서 GMO퇴출, 화학농업에서 친환경 유기농업 전환도 약속했다.

그러나 농업계에서는 대선기간 내내 농업 관련 공약, 정책은 사실상 실종됐으며, 있다고 하더라도 원론 수준에 머무른다는 비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쌀값 보장 정책 역시 밥쌀용 쌀 수입을 중단하지 않고 쌀 소비나 생산을 조절해 가격을 보장한다는 것이어서 근원적 해결방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드 배치는 재검토 대상.... 아직은 미온적
남북 대화 재개, 평화협정 체결 등 적극 추진

지난 4월 26일 새벽 경북 성주 소성리에 사드 장비가 기습 배치된 뒤, 원불교를 비롯한 종교계와 시민사회계는 적극 반대 활동에 나서고 있다. 국방부는 시험가동을 위한 연료를 들여보내기 위한 시도 중이다.

한반도 사드배치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전 “한반도 사드배치는 전 정권에서 공론화 없이 추진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미 간 합의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지금까지 추진된 사드배치 계획을 꼼꼼히 검토하고 공론화 과정과 외교적 노력을 통해 북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비하면서 국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취임일인 5월 10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사드 배치 문제를 언급하며,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및 중국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은 문 대통령의 ‘해결’이 ‘철회’가 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증진을 위한 정책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개성공단 재가동, 남북 대화 재개, 평화협정 체결 등에 찬성하고 특히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의 틀 속에서 재가동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 폐기에 대해서는, “1년마다 갱신되는 만큼, 현재 협정의 기한 종료에 즈음해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 완공된 해군 관사를 뒤로, 강정 생명평화 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정현진 기자

4대강 사업 진상규명, 특조위 출범 계획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정권의 비리와 이명박 정권의 비리도 청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유세 중에는 최순실 등이 부정 축재한 재산 환수는 물론, 이명박 정부의 4대강 비리, 방산 비리, 자원외교 비리 등을 다시 조사하겠다는 의지다.

문 대통령은 지난 주교회의 정책질의에서도 4대강 16개보 철거 등 4대강 정상화에 찬성하고, “4대강 사업을 엄정하게 재조사하고, 모든 수문을 상시 개방하며, 보 철거는 전문가들의 평가과정을 거쳐 원점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서 4대강 사업 조사를 위한 ‘민관 공동 특별조사위원회’ 출범 구상 계획도 제시한 상태다.

제주강정해군기지.... 구상권 철회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표 공약 외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선거대책위원회를 통해 추가적인 지역공약을 제시했고, 이 가운데 제주 해군기지 관련 강정마을 문제 해결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해군기지) 국책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과 아픔을 치유하겠다"고 밝히고, 강정 주민에 대한 약 35억 구상금 청구소송 철회와 사법처리 대상자 사면,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한 사업 지원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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