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등 4대 종단 종교인들과 시민사회 연대

원불교성주정지비상대책위가 4월 26일 새벽 한미 당국의 기습적 사드배치에 항의하며 ‘사드반대, 전쟁반대, 평화정착을 위한 무기한 단식농성’에 나섰다.

원불교비상대책위는 27일 오후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죽어도 여한이 없는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가장 비폭력적이고 가장 결사적인 방식으로 전쟁을 반대하고 사드반입을 저지하며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소성리가 고립되지 않도록 무기한 단식 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에 천주교, 개신교, 불교, 천도교 등 4대 종단도 연대를 선언하며 동조단식을 선언했다.

비대위는 26일 당시 상황을 “8000명의 병력을 배치해 남김천에서 성주로 이르는 모든 도로를 봉쇄, 100여 명의 주민과 활동가를 고립시키는 계엄을 방불케 하는 폭력이었다”며, “자주국가의 공권력인지 외세에 고용된 용병인지 구분할 수 없는 경찰의 폭력으로 주민과 종교인, 활동가들은 다 수합하지 못할 정신적 피해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성주와 김천으로 통하는 모든 길은 통제되었고 마을 주민들의 움직임까지도 감시하고 제어하는 계엄령 상태였습니다.... 대대적 작전이 있던 26일 새벽, 미군은 유유히 비웃음을 날리며 소성리를 짓밟고 성주, 김천을 짓밟고, 한반도를 짓밟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 체 대한민국은 새벽을 맞고 아침이 되었습니다.”

비대위는 또 대국민 호소문에서, “고립된 소성리의 아픔을 세상 모든 이들에게 알리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리기 위해 광화문 광장에 나앉기로 했다”며, “무엇이 더 옳은 길인지 모르겠고, 더 나은 길을 찾지 못했지만 절박한 목소리를 이렇게라도 내기 위해 다시 올라간다. 소성리 진밭교 앞 천막교당은 동지들에게 맡기고 광장의 시민들에게 나아간다”고 국민들의 관심과 연대를 호소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평화를 비는 100배를 올렸으며, 각 종단의 연대 발언이 이어졌다.

▲ 5대 종단 성직자와 신자들이 기자회견에 앞서 평화의 100배를 올렸다. ⓒ정현진 기자

먼저 원불교비대위 김선명 집행위원장은 “어제 소성리에는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원칙도, 법치주의의 원칙도 없었다”며, “이 모든 것은 70년간 청산되지 못한 적폐의 뿌리에서 빚어진 일이다. 장비 반입이 되었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라 국민의 힘으로 사드를 다시 미국으로 돌려보내는 싸움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준한 신부(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는 소성리를 보며 밀양의 아픔이 떠올라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그동안 국가의 덕을 보지도 못한 시골의 노인들에게 국가위기를 핑계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신부는, “사드기지가 없어서 안보위기를 겪고 있는가, 과연 이 사드배치가 마지막인가 정부에 묻고 싶다”며, “그동안 세운 그 많은 기지에도 안보가 보장되지 않았다. 성주 외에 더 많은 곳곳에 기지가 생기면 안보가 튼튼해질 것인가. 이제 이런 어리석은 방식은 멈추고 제대로 평화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불교환경연대 법일 스님은 “지난 26일 작은 마을 소성리에 8000명의 경찰을 배치한 것은 우리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공포를 조장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결코 패배로 끝난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일 뿐”이라며, “미국이 진정한 우방이라면 우리의 평화와 자결권을 방해하면 안 된다. 이번 일로 다시 미국의 실상을 다시 깨달아야 한다”고 일침했다.

김경호 목사는 “철저히 주민을 배제하고 강압 폭력적으로 사드를 배치한 배후와 절차를 밝히고 엄중히 응징해야 한다”고 했으며, 천도교 한울연대 김용휘 대표는 “사드에 대한 국민들의 합리적 의심조차 막는 정부가 통탄스럽다. 한국 국민이 희생될 전쟁의 주도권을 누가 쥐고 있는가. 국민의 안보를 외세에 의존하는 처참한 현실을 바로 보자”고 말했다.

원불교비상대책위의 무기한 단식 농성은 광화문에서 진행되며, 원불교를 비롯한 5개 종단 등 종교계와 시민사회, 일반 시민 등은 1일 동조 단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 원불교비상대책위가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하자 5대 종단이 연대를 선언했다.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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