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 반응은 ‘법 앞의 평등’ 요구

정의구현사제단 대표 김인국 신부는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에 대해 “삼성과 대재벌기업의 문제를 많은 사람이 다양한 노력을 통해 지적했는데 첫 번째 열매를 맺었다”고 본다.

앞서 2007년 사제단은 김용철 변호사와 함께 삼성 비자금 문제를 폭로했다.

김 신부는 17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삼성 창업자 이병철 회장이 1966년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곤욕을 치렀던 것처럼 “박정희는 이병철의 동업자였고, 박근혜는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부역자 노릇을 했다”면서 “이런 불법, 반칙, 부패의 고리를 지금 끊지 못하면 지난 한국 자본주의의 모습을 삼성 4대 승계 때까지 반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신부는 “세상이 삼성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보아 주고 도와주려고 오랜 시간 애썼으나 이제는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다는 것을 모두가 깨달은 것”이라며 “각성을 더 깊이 해서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또 그는 “이 부회장이 법이 정하는 원칙에 따라 처벌을 달게 받으면 받을수록 삼성은 튼튼해지고 대한민국은 부패로부터 치유된다”면서, “부패만 없어도 대한민국은 훨씬 튼튼하고 좋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정농단 사건이 드러난 뒤 사제단은 2016년 11월 21일 비상총회를 마치며 발표한 성명에서 특검이 2008년 삼성특검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한 당시 특검은 이 부회장의 아버지 이건희 회장을 불구속 기소해 불법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 삼성전자 서초 사옥. ⓒ강한 기자

이 부회장 구속에 대해 누리소통망(SNS)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데 대해서는, ‘법 앞의 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김선기 서울일반노동조합 교육선전국장(토마스 모어)은 그간 대기업 총수와 보통 사람이 같은 대우를 받았으면 이런 반응이 없었을 것이라며, “돈 없는 사람들은 몇만 원 때문에도 구속된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이 부회장에 대한 “공소금액이 엄청나다”며 “다른 사람들과 형평성이 맞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일반인들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30분, 10분도 안 하는 경우가 있다”며, 긴 시간이 걸린 이 부회장의 영장 실질심사도 불공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국장은 이 부회장의 혐의에 대한 판단은 법원이 할 영역이지만, 정치 영역에서 볼 때 ‘국정농단’이 실제로 벌어지는 등 분명히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은 노동조합이 없다”며 경영진의 잘못을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노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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