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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배아가 버려지면 누구든 버려질 수 있다”정재우 신부가 말하는 ‘체세포복제배아 연구’
강한 기자  |  fertix@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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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27  13: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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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에서 체세포복제배아 연구가 7년 만에 다시 시작된다는 소식이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차의학대학이 낸 체세포복제배아 연구 계획을 승인했다고 7월 11일 밝혔고, 이에 여러 언론은 10여 년 전 황우석 논문 조작과 난자 불법 매매 논란 뒤 멈추다시피 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보건복지부 승인에 앞서 지난 5월 대통령 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이 연구를 조건부 승인한 데 대해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인간 배아의 파괴를 수반하며, 인간 생명의 파괴라는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지니고 있다”고 반대 성명을 냈다.

가톨릭교회는 “인간 배아는 처음부터 인간 고유의 존엄을 지닌다”(교황청 신앙교리성 훈령 “인간의 존엄” 5항)는 관점에서 꾸준히 이러한 연구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7년 만에 재개되는 체세포복제배아 연구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지, 다른 관점을 가진 이들과 어떤 대화가 필요한가 듣기 위해, 천주교계 생명윤리 전문가 중 한 사람인 정재우 신부를 7월 27일 만났다. 정 신부는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장이며,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부사무국장,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 등도 맡고 있다.

체세포복제배아 연구 계획을 정부가 승인한 데 대한 의견은?

이에 대한 논란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체세포복제에 대한 논란은 2004년 황우석 박사의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 때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된 논쟁이었고, 그것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 논란은 인간 배아가 어떤 존재인가 하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모든 사람은 수정되는 첫 순간부터 온전한 인간이다. 세포였다가 다시 인간으로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첫 순간부터 인간이었고, 계속해서 인간으로 지내다가 마지막까지 인간인 것이 우리임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 처지에 있더라도 나이와 신체 발달 정도에 관계 없이 모두 귀하고 보호 받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존재의 첫 순간을 지내는 배아 단계에서부터 보호 받고 돌봄을 받아야 할 존재임을 늘 생각하면 좋겠다.

   
▲ 정재우 신부 ⓒ강한 기자

7월 3일자 서울대교구 생명위 성명은 “체세포복제배아는 보호되어야 할 인간생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과학자 다수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하는 이들은 자궁에 착상하기 전의 배아는 아직 생명이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과학계 또는 의학계 주류는 ‘배아도 생명’이라는 입장을 거부하는 것인가?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판단하는가 봐야 한다. 인간 생명이 언제 시작하느냐에 관한 생물학적 시점은 정자와 난자가 만난 수정 시점이지 원시선 형성이나 착상이 아니다. 다만 배아가 정말 성인과 동일한 정도의 존재인가 하는 물음은 의학적이거나 과학적인 이야기라기보다 철학적이고 인간학적 차원의 이야기다. 과학계나 의학계라고 말하더라도 과학적, 의학적 차원의 이야기와 다른 것이 있다.

가톨릭교회의 입장과 배아를 인간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 사이의 중도적 입장들도 있나?

인간 생명의 시작을 수정 시점이 아니라 그 뒤로 늦추려고 하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수정 뒤 14일이 많이 말하는 시점이다. 학자에 따라서는 더 늦은 시기로 보는 경우도 있다.

다양한 사람이 참여하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 등에 그런 논쟁이 있겠다.

그렇다. 그런 논란 안에는 인간 생명이 과연 어떤 존재인가, 인간 배아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과학적 논의, 철학적 논의도 있다.

그러나 그 외의 다른 것도 있다. 인간 배아를 활용해서 어떤 결과물을 내놓고, 그 결과물에 의해 누군가 부를 창출하고 이득을 얻을 수 있으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배아를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이해관계가 함께 담겨 있다. 즉, 체세포 복제, 인간 배아에 대한 논란이 순수하게 철학적, 학문적으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배아 연구를 둘러싼 과학자, 의학자 등 전문가 다수와 천주교의 입장이 크게 다르다면, 이 두 집단 사이의 대화, 토론은 어떻게 가능할까? 서로 대화가 불가능한 양극단처럼 보이기도 한다.

배아를 인간의 생명이라 하면 (가톨릭교회 관점에서는) 인간 생명을 파괴하는 일에 찬성할 수 없다. 찬성과 반대로 분명하게 대립하는 지점이다. 중간 지점이 있기 어렵다.

   
▲ 최근 체세포 복제 배아연구 승인을 받은 차의학대학 홍보 영상 일부. (사진 출처 = 차병원그룹 유튜브 갈무리)


정부는 체세포복제배아 연구를 승인하며 ‘희귀, 난치병 치료 목적’을 강조했는데, 가톨릭교회가 요구하듯 인간 배아를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희귀, 난치병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대안으로 어떤 방향들이 있는지 소개해 주면 좋겠다.

우선, 체세포복제배아 연구를 승인하며 ‘희귀, 난치병 치료 목적’이라 말하고 있지만, 이번에 승인된 연구는 체세포 복제 배아를 만들어서 거기서 줄기세포를 만드는 것까지를 승인한 것이다.

이번에 승인된 연구가 희귀, 난치병 치료 연구를 직접적으로 하는 연구가 아니라, 그 이전에 체세포복제를 해서 그것으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고, 그것을 만드는 효율을 높여서 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만들어 놓겠다는 것이 첫 번째다. 따라서 이 연구가 승인되면 곧바로 난치병 연구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인간 배아를 파괴하지 않고도 희귀 난치병 치료에 기여할 본격적 연구가 이뤄진 경우들이 있다.

최근의 제대혈(출산 뒤 탯줄에서 나온 혈액)을 갖고 아토피를 치료하는 연구 성과가 상당히 희망적으로 나오고 있다. 또 대표적인 것은 골수 이식을 통해 백혈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이것도 조혈모세포라 하는 인간의 몸 속에 이미 있는 줄기세포를 갖고 난치병인 백혈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치료 단계까지 가고 있지 않지만, 역분화 줄기세포 연구도 있다. 이것 역시 인간 배아를 파괴하지 않고 줄기세포를 만들어서 여러 질병 모델을 연구할 수 있는 데 활용되고 있다.

배아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연구할 수 있는 방법은 지금 나와 있고, 상당히 진전된 분야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체세포복제배아 연구 계획 승인을 계기로 ‘생명’ 문제에 대해 꼭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더 있다면?

보충해 말할 것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된 순간부터 인간이라고 하는데, 체세포 복제는 수정이 없으니 다른 것이냐는 물음이다. 그러나 사실 같다. 난자에 체세포의 핵을 넣고 전기충격을 가해 새롭게 배아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순간부터는 온전한 인간과 같은 동일한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증거는 동물 복제에서 보면 된다. 복제 양 돌리, 복제 개 스너피가 태어났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지 않았는데도 정자와 난자가 만난 존재와 똑같은 동물이 태어났다. 그 말은 체세포 복제를 통해 만든 배아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된 배아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교회가 반대하는 이유는) 체세포 복제를 해서 새로운 인간 배아, 인간 존재가 만들어지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인간 생명을 필요에 따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만드는 이유는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서이고, 사용 과정에서 배아는 파괴된다. 인간 생명을 어떤 목적의 도구로 사용하는 생명 경시의 한 가지 모습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많은 사람들이 힘들고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모든 사람이 다 함께 편안하게 생명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조건을 갖춰 주는 것이다. 자꾸 우리가 불행해지는 이유는 우리 각자가 귀한 생명임을 생각하지 않고, 다른 목적을 더 우선하게 되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 세월호참사만 봐도 사람들이 죽어가고, 사람을 구하지 못한 것은 생명을 1순위로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간 배아는 다른가? 우리가 다 배아로부터 시작되는 존재인데, 이 존재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다 같이 잘 사는 사회가 될 수 있다. 배아부터 죽음을 앞둔 환자까지, 모든 사람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로 가야 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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