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평위, “먹고 살기 힘든 농사 권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가 제21회 농민 주일 담화문에 한국의 농업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교회의 인식과 대처가 부족했다고 반성했다. 이와 함께 본당 농산물 직매장을 늘리고 아침식사하기 등으로 쌀을 더 많이 먹자는 구체적 제안을 담아 눈길을 끈다.

정평위는 6월 28일 발표한 농민 주일 담화문에서 “이제 농사는 고되고 소득은 적고 전망이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며 “생명을 가꾸는 고귀한 일에 동참하라는 하느님의 가르침을 전한 교회의 입장에서, 농민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자성했다. 이어 “국가와 사회가 경제논리로 농업을 희생하여 다른 산업을 키워갈 때 교회가 힘 있는 목소리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2013년 여름 경남 밀양시 감물생태학습관에서 귀농학교에 참여한 사람들이 밭에서 일하고 있다. ⓒ정현진 기자

정평위는 “우리는 교회의 이름으로 농민들을 보호해 주어야 한다”며, 가정과 교회의 모든 기관과 시설, 사제관과 수도원이 ‘생명의 밥상 차리기’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본당에 생명농산물 직매장이 더 많이 개설되도록 노력하고, 교회 공동체 행사에서 우리 쌀로 만든 떡이나 빵, 과자, 음료를 이용하고, 아침밥 먹기 등 쌀 소비 촉진에 적극 동참하자고 제안했다.

천주교에서 말하는 ‘생명농산물’은 가톨릭농민회가 지향하는 생명농업 생산기준에 맞춰 키운 농산물을 가리킨다. 이와 함께 쓰는 ‘생명의 밥상’이라는 말은 생명농산물을 중심으로 식사를 하자는 뜻이다.

한편, 정평위는 담화문 첫머리에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대회 중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진 가톨릭 농민 백남기 씨의 쾌유를 빌고, 이 사건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 전환을 요구했다. 아직까지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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