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주 주교, 목동 성당 등 구체 사례 지적

▲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 ⓒ정현진 기자
권혁주 주교가 도시와 농촌 공동체의 교류와 만남에 관심이 없는 본당 사제에 대해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권 주교가 사목을 맡고 있는 안동교구는 안동시를 중심으로 경상북도 북부를 관할하며, 신자 대부분이 농어민이다.

권 주교는 한국 천주교가 지내는 20번째 농민주일을 앞두고 7월 17일 안동 목성동 주교좌성당에서 열린 특별강연회에서, 그동안 자신이 도, 농 만남의 좋은 예로 자주 소개한 서울 목동 성당과 안동교구 쌍호 공소 공동체가 최근 “별거 중”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에 대해 “(사람들은) 본당 신부의 탓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다”면서 “도, 농간의 교류와 만남에 관심이 없는 본당 신부가 오니까 그렇게 되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권 주교는 “많은 경우 도시와 농촌 공동체 간의 교류와 나눔에 본당 사목자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그렇지 못한 경우를 볼 때마다 사목 책임자로서 죄송하고 용서를 청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또 그는 “근본적으로 교회가 아직 농업, 농촌, 농민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한 탓”이라며 “교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일은 도, 농간의 교류가 지속적으로 잘 이루어지도록 돕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경북 의성군 안사면에 있는 쌍호 공소를 중심으로 한 안동 가톨릭농민회 쌍호분회는 2001년 서울대교구 목동 성당을 시작으로 양천 성당, 목3동 성당 등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목동, 양천, 목3동 성당과 쌍호분회는 풍년기원미사, 추수감사미사를 공동으로 봉헌하고 쌀과 계절 농산물, 소고기 등 생산물을 직거래해 왔다.

한편, 권혁주 주교는 “생명농업의 올바른 전개와 확장을 위해서 지역농업의 조직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지역교회의 조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농촌교회는 가톨릭농민회 분회나 우리농 마을 등 ‘생산공동체’가 되고, 도시교회는 ‘본당 우리농 생활공동체’가 되어 순환, 공생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마을 중심으로 형성된 농촌의 공소 교회는 이미 우리농 마을이나 분회 조직 결성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면서 “도시교회의 구역, 반 모임이 도시 생활공동체(우리농 생협) 조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도, 농간의 교류와 연대는 기대 이상으로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권 주교는 다시 한번 “사목자의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그는 “안동교구만 해도 공소 교회가 70여 개나 되는데 현재 우리농 마을(분회)은 11개에 지나지 않고, 소도시를 중심으로 한 본당 숫자도 39개나 되는데 우리농 본당 직매장은 8개 본당에만 있다”고 지적했다.

권혁주 주교는 농업은 생명과 관련돼 있기에 하나의 직업이나 인간 노동의 한 부분이 될 수 없다면서, 농업은 ‘하느님의 창조사업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 권 주교는 자신이 2004년 발표한 ‘농민사목 특별교서’를 인용해 “교회는 농민들 속에 들어가 희망을 심고 생명을 가꾸고 지키며 창조질서를 보전하는 노력을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권 주교의 강연회에는 농민과 평신도, 수도자, 사제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 의성분회에서 키우고 있는 가농소와 송아지.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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