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생태환경위, 제25회 농민 주일 담화

올해 7월 19일은 제25회 농민 주일이다. (이미지 출처 = 가톨릭농민회, 우리농)

농민 주일을 맞아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가 “지속 가능한 생명 농업”을 강조했다.

농민주일은 1995년 추계 주교회의에서 결정해 매년 7월 셋째 주일에 지내고 있으며, 올해는 7월 19일로 25주년을 맞는다. 

강우일 주교는 담화문을 통해 지구 온난화 및 각종 오염을 일으키고, 부농과 빈농의 양극화를 극대화한 석유 기반 산업형 농업을 비판하면서 지속 가능한 농업만이 인류와 자연 생태계 모두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먼저 강 주교는 석유를 원료로 한 산업형 농업의 폐해를 짚으면서 “대자본을 기반으로 산업화된 농업을 운영하는 이들은 큰 수익을 내지만, 영세한 농민들은 힘겨운 노동과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 세계 석유의 30퍼센트가 농업에 쓰이고, 식량 생산의 95퍼센트가 석유에 의존하는 산업농 구조로 인해 지구 온실가스의 4분의 1이 농업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강 주교는 맹목적인 산업화, 도시화의 추구가 불러온 농촌 공동체 붕괴, 환경과 식량의 위기를 언급하면서 “땅은 죽어 가고, 우리 나라 식량 자급률은 23퍼센트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라며 “곡물 생산국들이 식량 수출을 통제하면 우리 나라는 당장 큰 위협을 받는다. 농업을 그저 이익을 창출하는 산업으로, 효율과 경쟁이라는 시장의 논리로만 평가하면 우리 사회는 감당할 수 없는 위기를 맞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농업은 우리 삶을 지탱해 주는 뿌리이자 생명”이고 “농촌은 인류와 자연 생태계가 조화를 이루며 지구를 지키는 현장”이라며 “지속 가능한 농업만이 우리 모두를 살리는 생명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농촌 현실 여전히 어둡고, 농민의 짐 너무 무거워”

한편 강 주교는 산업화로 농촌이 무너지는 동안 가톨릭 교회는 가톨릭농민회와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을 통해 “농업과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세상, 경제적 가치를 넘어서는 생명 가치를 확립하고자 예언자적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농민들의 유기 순환적 농법과 도시 소비자들의 생명 농산물 소비라는 도농 생명 공동체 운동에 그리스도인들이 앞장서 왔지만 우리 농촌 앞에 놓인 현실은 여전히 어둡고 우리 농민이 짊어진 짐은 너무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강 주교는 “이 시대 우리 농업이 직면한 현실과 위기를 깨닫고 근시안적 시장 가치만 추구하기보다 농업의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를 바라보며 농촌과 농민을 살려야 한다”면서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평화를 누릴 수 있다. 도시와 농촌이 함께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을 통해 사회복음화를 이루어 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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