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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기 중독에서 벗어나자종교인들까지 환경 문제에 둔감
정현진 기자  |  regina@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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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23  17: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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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인간의 욕망, 탐욕, 무관심과 오만으로 인한 윤리적 문제입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선함, 피조물에 대한 존중을 공동체 안에서 이끌어 낼 수 있는 종교가 나서야 합니다”

5대 종단 환경단체가 ‘기후변화 위기와 종교인의 영성’을 주제로 모여 대화를 나누고 실천방안을 모색했다.

6월 23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성당에서 열린 14회 종교인대화마당에는 천주교 창조보전연대를 비롯한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환경단체 회원들이 기후변화에 직면한 한국사회의 문제와 이에 대한 종교의 역할을 논의했다.

대화마당은 하승수 변호사(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와 최원형 소장(불교 생태콘텐츠연구소)의 강의로 시작됐다.

온실가스 배출 7위국 대한민국,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하승수 변호사는 기후변화의 화두는 경제성장의 차원이 아니라 일차적으로 식량위기로 연결되며, 궁극적으로 정의와 인권의 문제라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한국이 주력하고 있는 핵발전은 결코 답이 아니며, 우선적으로 정부가 의지를 갖고 전력소비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변호사는 최근 7차 전력수급기초계획과 전기요금 인하 정책을 들면서, 현재 정부는 발전소를 짓기 위해서 전기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이는 국제사회의 흐름에도 역행할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를 점점 “전기 중독”으로 몰고 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에너지 정책의 관건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기를 줄이는 것이며, 전기 소비 형태가 바뀌면 먹을거리 문제와 삶의 형태, 가치관까지 바뀔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에너지 문제를 알리고 행동해야 하며, 특히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 시민들이 나서 정책 이슈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승수 변호사는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지 않는 ‘착한 전기’을 위한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탈핵발전-탈석탄화력-탈송전의 국가 에너지기본계획 수립과 관련법개정, 산업용 전기요금 현실화,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정책, 서울을 비롯한 각 지역별 전력자급율을 높이는 정책, 전원개발법과 전기사업법, 송주법 등 3대 악법 개악” 등을 들었다.

   
▲ 참가자들이 강의 뒤, 실천을 위한 주제별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정현진 기자

“기후변화 문제는 곧 빈곤, 불평등, 인권의 문제... 종교는 무엇을 가르쳐 왔는가”

이어 기후변화 시대의 종교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한 최원형 소장은 “기후변화의 궁극적 원인은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로 이어지는 메카니즘 속에 자리잡은 욕망”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한 종교의 역할을 역설했다.

최 소장은 모든 종교가 인간의 고통에 집중하고 생명, 평화, 사랑, 자비를 말하고 있으며, 전세계 인구의 80퍼센트가 종교를 갖고 있음에도 인간의 삶은 점점 고통스러워지고 있다면서, “우리 안에 내재한 욕망덩어리를 들여다보고 제어할 수 있는 종교는 오늘날 어디에 있으며,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어 “각자의 성전 밖으로 나가 대중속에서 소통하고, 가장 낮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공감하는 것, 고통에 귀 기울이며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이 바로 종교의 역할”이라며, 각 종교 내부에서부터 그 믿음과 표현, 실천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의 뒤에는 환경 재앙에 대응하는 실천 방안을 논의했다. 참가자들은 각자 가정에서 개인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에서부터 사회적인 실천 방향을 제시하는 한편, 종교인으로서 환경문제 앞에 얼마나 둔감했는가를 성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들은 우선, 기후변화 위기에 종교인이 얼마나 의식 없이 지내왔는가에 대해서, “종교 역시 성장제일주의와 자본의 힘에 발맞춰, 종교의 본질을 잃었다”고 성찰했다. 또 어느 시민사회단체나 정치 지도자들보다 환경문제 해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책임을 갖는 것은 바로 종교인이라면서, “각 종교 내부 행사나 신자들의 일상 생활에서 친환경적 선택을 하는 한편, 깨어 있는 평신도가 앞서 공동체 안에서 함께 환경문제를 공부하고 고민하며, 대사회적 메시지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지역사회, 마을공동체 내 에너지 전환을 위한 노력도 요청했다. 참가자들은 이미 지자체나 마을 단위에서 하고 있는 대안에너지 활동조차 사람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기본적인 정보나눔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이에 따른 실천 사항으로 각 가정이나 마을 공동체 안에서 미니 태양광 설치 및 활용, 종교 집회나 모임에서 에너지 교육 병행, 공공시설과 종교시설에 친환경 에너지 시설 설치 제안 등을 제시했다.

또 이들은 환경위기 극복이 미래세대에 온전한 지구 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면서, 청년과 청소년 세대와 환경문제를 교감하는 방법에도 주목했다. 논의에 참여한 이들은 원불교 청소년 캠프 등 각 종단에서 실행하고 있는 청소년 환경교육과 자연교육을 서로 배우고 실천하는 한편, 더욱 다양한 자연 체험 현장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공감했다.

개인적, 공동체적 실천과 함께 사회적 실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 전력을 가장 많이 쓰면서도 규제 완화의 혜택을 받는 기업과 정책을 만드는 정부에 대해서 압력을 강화하는 한편, 전력 소비와 관련 법제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번 대화마당 주체 중 하나인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대표 양기석 신부(수원교구)는 “종교가 사회정의 특히 생태, 환경 문제에 대해 발언하지 않는 것 자체가 죄악”이라면서, “성직자들이 조직 내 위계질서, 자본에 신경을 쓰면서 바른 목소리를 내는 것을 저어하는 것이 바로 우상숭배”라고 꼬집었다.

양 신부는 지난 18일 발표된 교황 프란치스코의 환경 회칙에서 교황이 이야기한 생태적 회심을 위해서는 “우리의 삶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어떤 구조적 악이 신앙인조차 침묵하고 구원에 이르지 못하게 만드는지 알아내야 하며, 그러한 구조적 악을 제거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 그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기석 신부는 고리 1호기 폐쇄는 우리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회의감을 깼다면서, “우리의 일이 작다고 생각하지 말고 우리가 목소리를 내고 기도할 때, 비로소 우리 신앙이 추구하는 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으며, 각자 삶의 자리에서 열심히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기독교 환경운동연대 대표 안홍철 목사는 서로 옆 종교에서 올바르게 실천하는 바를 배워서 적용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종교 내부의 전문가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내도록 도우면서 현실적인 실천방법을 찾아가자”고 독려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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