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4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미사가 두물머리 생명평화미사에서 봉헌되었다. 4대강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전을 위해 미사를 봉헌한지 859일째 되는 날이다. 이날 미사는 수원교구 양기석 신부와 서울대교구 이강서 신부의 집전으로 거행되었다. 이날 이강서 신부는 강론을 통해, 올해가 휴전 60주년이 되는 해라며 “62년
“씨팔, 이거 내 약 맞어? 씨팔!“ 김 씨는 말끝마다 ‘씨팔’이다. 오죽하면 별명이 ‘씨팔‘일까? 화가 나서 씨팔인지 억울해서 씨팔인지 그의 눈빛만 봐도 안다. 오늘은 입으로만 씨팔이지 눈빛은 기가 죽었다. 오른쪽 눈 두덩이의 시퍼런 자국을 보니 누구와 한판 붙었든지 아니면 무전취식으로 밥값을 치룬 게다. “파란 거 네 개, 노랗고 큰 거 세 개, 분홍색…….” “됐어, 씨팔!” 내 설명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약 봉투를 확 낚아챈다. “먹고 콱 뒈지는 약 없어? 씨팔!” 절뚝거리며 문 쪽으로 휑하니 사라진다.
유월 십자가 - 박춘식 하늘은 언제까지 내려다보기만 하려는지 주르륵주르륵 걸려있는 눈물 철조망 절벽 앞에서 몸부림 붉은 깃대 위, 어쩌다 나타나는 하얀 비둘기 유월이 운다 - 녹슨 기관총이 운다 - 시꺼먼 기차 바퀴가 운다 - 피를 토하며 부르짖던 어머니 온몸으로 운다 - 비로봉이 어응어응 운다 - 바위에 눌려있는 군번이 운다 - 군번 없는 병사는 버클로
어렸을 적부터 ‘교우(敎友)’라는 말을 많이 듣고 또 사용하며 자랐다. 지금도 나는 ‘신자’라는 말보다는 ‘교우’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한다. 처음 대하는 신자와 인사를 나눌 때도 “천주교 신자시군요”한다거나, “성당 다니시는군요”하지 않고, &ldq
그리스도인은 세례 받을 때, 너는 하느님의 아들이요 딸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 사실을 믿고 받아들이는 데 우리는 평생을 바친다. 우리는 우리 자리를 얻어야 하는 게 아니다. 이미 그 자리에 있다. 우리는 신성한 존재다. 하느님의 아들이요 딸이다. 이 사실에 동의하자.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한때 하느님 안에 있다가 지금은 하느님 밖에 있다. 그게 우리다.
인천교구 사제연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지난 6월 21일 인천 동구에 위치한 한 무료급식소를 찾은 최기산 주교(인천교구장). 설거지 봉사 중 앞치마를 두른 채 환히 웃고 있다.
촛불 사이로 고개를 들어 올리면 파란 비닐로 감싸놓은 망루가 검은 하늘을 향해 솟아있었다. 곳곳이 검게 그을린 건물, 거칠게 깨어진 유리창, 아무리 애를 써도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파란 망루. 2009년 1월 20일 새벽,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다섯 명의 평범한 사람과 또 한 명의 평범한 사람이 살아서 내려오지 못했던 걸까. 다시 촛불을 향해 고
예수의 여성관을 거론하기 전에 우선 유다교의 여성관이 확연히 드러나는 전거 둘을 인용해 보겠다. “(기원전 150년경에 활약한) 예루살렘의 요세 벤 요하난은 이렇게 말했다. ‘너의 집은 활짝 열어놓고 가난한 사람들을 가족인양 받아들여라. 그러나 여자들과는 말을 많이 하지 말라.’ 자기 아내와도 말을 많이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분주해 보였다. 지진 피해를 입은 조선학교를 지원하는 토크 콘서트 ‘몽당연필’ 마지막 공연을 위해 인터뷰 다음날인 6월 22일 새벽 일본으로 떠난다고 했다. 가기 전에 그가 성공회대학교에서 맡고 있는 수업 ‘노래로 보는 한국 현대사’의 성적 처리도 해야 하고, 밤에는 라디오21의 ‘사람이 사는 마을’ 방송도 해야 한다. 요즘은 노래가 아닌 ‘강연’을
앎 앞에 사랑이 있다는 것은 훌륭한 프란치스코 수도회 신학이다.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만을 참으로 안다.뒤로 물러서서 냉정하게 분석하고 평가하는 한우리는 결코 모를 것이다.우리 자신을 누구에게 내어줄 때에만그가 우리에게 말할 수 있다.사랑이 이해에 선행한다. 믿음과 사랑으로 자신을 하느님께 바칠 때비로소 당신은 하느님이 당신에게 말씀하시도록 해드리는 것이
21일 하루 종일, 민들레국수집에서 인천교구 정신철 요한세례자 보좌주교와 사제들이 교구 사제연수(18~22일) 중에 봉사활동을 했다. 사회복지기관에서의 봉사활동은 2011년 사제연수에서 결정한 것으로, 작년에는 ‘바다의 별 노인양로원’에서, 올 해는 ‘성언의 집 노인복지센터 무료급식소’와 ‘민들레 국수집
“반핵의 시초이고 성지인 삼척시민이 드디어 삼척시장을 주민소환하기로 하였습니다. 민주주의를 왜곡하고 주민투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위정자는 퇴출시켜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였습니다. 아마 핵발전소 때문에 처음으로 지자체장을 소환하는 일이라 전국적인 이슈가 될것으로 보입니다. 탈핵법률가 모임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탈핵동지들의 많은 응원 바랍니다. 동
‘KAL858기 사건’은 내 삶의 중심에 언제나 자리 잡고 있다. 엊그제(18일) 인터넷 뉴스를 검색하다가 ‘오늘의 시사토크 판’에 김현희가 출연하였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만감이 교차하였다. KAL858의 진실을 찾아 사투하며 살아온 천주교 신부의 운명과 진실 뒤에 숨어버린 의혹의 여인 김현희와의 숨바꼭질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상황. 해군기지 사업단 정문 강정천 다리에 ‘복희네 케리커쳐’거 있습니다. 활동가들과 올레꾼들의 케리커쳐를 해주면서 강정의 상황을 설명합니다. 어떤 분이 차마 그냥 지나칠 수 없다며 물을 잔뜩 주십니다.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케리커쳐를 합니다. 맑은 날씨 이지만 바람이 불어 오늘 해상공사는 없습니다. 제주 화순항에서는 5번째 6번째
▲ ⓒ장영식 고리원전 앞바다에서도 생업을 돕는 해녀의 물질은 계속된다. 자못 위태롭다...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이하 민화위)가 위원장 이기헌 주교의 주례로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기원 미사’를 봉헌하고 ‘통일, 이익인가? 손해인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6월 20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성당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60여 명이 참석해 한반도 평화와 분단 극복
쫓겨난 자, 가난한 자, 보잘 것 없는 자들은 언제나 교회로 와서우리 앞에 불안, 무능, 개운치 않은 마음, 성(性) 문제, 중독 등우리가 싫어하는 선물들을 내놓는다. 우리는 우리와 같지 않은 자들,우리가 속한 제도에서 성공하지 못한 자들,예컨대 감옥에 갇힌 자들을 멀리한다. 그래도 우리는 무언가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그래서 교도소를 방문한다.왜 가는가?거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 이후에 한동안 환하게 빛을 발했던 해방신학이 죽었다는 것이 오늘날 교회 인사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교황청 신앙교리성성에서 1984년에 발표한 해방신학을 배격하는 선언문이 해방신학을 죽여버렸다고들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확실한 것은 가난한
오늘 신학 마당에서 공동으로 통하는 구절이 있다.‘가난한 이들의 우선적 특혜’가 그것이다.가난한 자들, 불의한 처지에서 살아가는 자들 쪽으로하느님이 기울어지신다는 뜻이다.이건 좀 낯선 신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우리 프란체스코 수도회는지난 8백 년 동안 의심의 여지없이프란체스코 성인이 바로 그런 믿음으로 살았다고 알고 있다.하지
고대 중동에서는 흐르는 강물에 몸을 씻는 종교 의례가 보편화되어 있었습니다. 물은 더러운 것을 씻어 깨끗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생물에게 생기를 주어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고대 중동의 종교들은 물의 이런 속성을 이용하여 의례를 만들었습니다. 흐르는 물에 몸을 씻어 죄에서 정화되고 새로운 생명을 얻는 의례입니다. 이 의례의 관행이 구약성서에 흔적으로 남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