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모니터링 자료는 10월 28일자 가톨릭신문 2571호와 평화신문 942호 이다.


‣ 금지가 아닌 지혜로운 대처?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2007년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추계 정기총회를 열고 8가지를 결정하였다. 교회언론은 그 내용을 전하면서 특히 결정문 3항의 ‘가계 치유’는 가톨릭교회의 정통 가르침에서 어긋난다고 한 점에 주목하였다.
가톨릭신문은 1면 5단 “가계치유 기도, 교리에 어긋나” 표제로 ‘톱’처리를 하였으며, 4면 사설과 12면에 결정문중 4개 항에 대한 해설기사와 ‘가계 치유’에 대해서는 별도의 박스처리를 한 점이 눈에 띄었다.
평화신문 역시 1면 4단에 “가계 치유, 신앙교리에 위배” 표제의‘톱’기사와 7면의 해설기사를 실었다.

‘가계 치유'에 대해서 평화신문은 “일부 단체의 피정이나 성령기도회 등에서 행해진다”(1면)라고 하였지만 가톨릭신문은 그것의 실체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주교회의가 지적한 ‘가계치유’는 단체인가? 아니면 이론적인 프로그램의 한 종류인가?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떤 일들이 있어 왔는가?

주교회의는 이에 대해서 “원죄교리에 대한 잘못된 해석과 무속신앙과 습합된 그릇된 내세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였으며, 주교회의 관계자는 “과도한 미사예물과 불안감 조성 때문에 몇몇 교구에서 문제가 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라고 평화신문은 1면에서 보도하였다. 가톨릭신문은 12면의 박스기사에서 가계치유론을 전파하는 이들이 “성경구절의 해석에 있어서 오류가 있다”고 지적하고, “영신적인 평안함을 얻는 길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감을 더 가중시키는 병적인 신앙의 길로 이끌 가능성이 높다”라고 경고했다. 4면의 사설에서는 “이단의 요소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한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떤 일들이 있어 왔는가? 그 실체를 주교회의도, 지난 7월에 이 문제가 제기 되었다는 전국 사목국장 회의에서도 밝히지 않고 있다. 교회언론 역시 그것의 실체가 뭔지는 모르지만, 아니 이미 알고 있지만 그저 “안.된.다.”라고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하기야 주교회의는 이번 추계정기총회에서 “안.된.다.”라고 하지 않았다. 교회언론이 행간의 내용을 담고“이단과 불안감”에 대한 지적을 하였지만, 주교회의는 이런저런 오류에 대하여 참석자들 간에“의견을 같이 하고, 교구별로 이 문제에 지혜롭게 대처하기로” 하였다. 흥미로운 대목이다. 주교회의가 손대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달리말해 상당히 많은 교구가, 역량 있는 성직자와 흔히 말하는 인준된 단체가 포함된 것은 아닌지 의심을 내포하고 있다.

가톨릭교회의 대표적 포털사이트인 「굿뉴스」에서 ‘가계치유’를 검색하면 2001년에도 그 용어를 사용했던 단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상당한 연륜이 쌓여 있음을 추정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한 2005년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가 발행한「올바른 성모신심」에도 ‘가계치유’가 부정적인 이미지로 언급된 것으로 보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교회의 장상들이 모여 천주교 정통교리와 직결되는 안건에 대해 “교구별로 이 문제에 지혜롭게 대처하기로”한 것에 대한 교회언론의 후속보도를 기대한다. 여기서 말하는 ‘지혜’는 일반인이 가지고 있는 ‘지혜’와는 사뭇 다른 그 ‘무엇’처럼 보인다. 사건을 뒤쫓아 가는 경마장식 보도가 아니라 교회언론의 한 발 앞선 보도는 예언자직의 실현이기도 하다.

문제가 되고 있는‘가계치유’가 양 신문에 상당히 자주 소개되었다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런 기억이 없어 다빈치코드를 찾기 어렵다면 아예 제보를 원하는가? 신문의 광고를 책임지는 부서에게 ‘가계치유’의 문제점과 주교회의 결정사항을 알려주고 그런 단체의 광고를 받지 말도록 혹은 유치하지 말도록 한다면 광고수입이 달라질 것이다. 아직도 모르겠는가? 다빈치코드의 실마리가 루브르에서는 모나리자 속에 있었지만 한국천주교에서는 그 한자락 모습이 교회신문 광고에 있다.


 

/김유철 200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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