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핵발전소 앞. 빛바랜 천막 농성장이 있습니다. 집단이주를 요구하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던 10년입니다. 숱한 정치인들도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도 방문했었습니다. 그러나 변한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지금 윤석열 정부의 한국수력원자력은 농성장의 철거를 요구하며 농성장 주변에는 화단을 조성하고 있었습니다.
10년입니다. 처음에는 70여 가구가 함께 이주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런저런 이유로 함께했던 주민들도 떠났습니다. 세상을 떠난 이들도 있습니다. 매일 상여를 끌고 절규했지만, 그 상여조차 숨이 막혔는지 빛이 바랬습니다.
“이주만이 살길이다”라고 외쳤던 10년을 맞았습니다.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전국에서 함께 했던 200여 명의 연대자가 나아리 주민들의 한 서린 상여를 끌고 월성 핵발전소 정문 앞을 돌아왔습니다. 이주대책위 농성 10년의 행사를 마치고, 이주대책위 황분희 부위원장은 연대자를 향해 말합니다.
“여러분들이 함께하는 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우겠습니다. 탈핵!”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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