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중심적인 외신보다 다른 나라들 교회 상황들과 '함께 걷기'를 지향하며, 최근 인도에서 일어난 힌두중심주의 문제와 튀르키예의 이슬람중심주의,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종의 여성 부제 반대 소식을 전합니다. - 편집자

이번 인도 총선이 비힌두교 시민에게 중요한 이유 : 인도 힌두 민족주의의 부상

현재 인도에서 총선이 열리고 있다.(2024년 4월 19일-6월 1일) 2014년부터 집권 중인 모디 총리의 인도 인민당(Bharatiya Janata Party)은 힌두교 중심적인 국가 정체성을 지지해 왔다. 인도 인민당은 인도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힌두교의 문화적 우위성을 주장한다. 현재 일부 힌두 민족주의자들은 인도 헌법에서 힌두교를 우선시하도록 개정하려고 하는데, 현 모디 정부가 이를 공식화한 적은 없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과반수를 차지할 경우 이것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왜냐하면 이미 인도 인민당이 집권하는 11개 주는 결혼을 통한 개종을 범죄로 규정하는 등의 ‘반개종법’을 실행해 무슬림과 그리스도교 소수민족은 탄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힌두교 국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인도에는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큰 무슬림 공동체가 있다. 또 인종적, 민족적으로도 다양하게 이루어진 국가다. 지난 4월에는 인도 케랄라 지역의 공영 방송국이 방영한 영화로 논란이 있었다. 영화 '케랄라 이야기'(The Kerala Story)는 케랄라를 배경으로, 이슬람으로 개종한 두 학생(힌두교도와 그리스도교도)이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에게 세뇌되어 ISIS에 모집되는 과정을 그렸다. 인도 남부에 있는 케랄라는 다른 지역보다 비힌두교 인구가 많은 곳이고, 총선 전에 지역 방송국이 종교 갈등을 부추기는 영화를 방영하며, 또 지역 그리스도교 교회들이 이 영화를 교리문답 시간에 시청하면서 논란이 되었다.

프랑스 국제 관계 연구소 CERI의 연구원 크리스토프 자프렐로는 모디 정권의 목적은 인도를 힌두교 국가로 재편하는 것이라 말하면서, 그가 힌두교를 이용해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지난 1월에 열린 아요디아 사원 개관식에서 모디는 전임 총리들은 감히 시도하지 못했던 대제사장의 예복을 입었다. 그러나 의식 진행은 힌두교 전통에 충실하지 못했고 많은 힌두교 고위 인사들의 비판을 샀다. 또 아요디아 사원은 1992년 철거된 고대 무굴 제국의 모스크 부지에 세워졌는데, 이미 힌두 민족주의자들은 다른 고대 이슬람 사원터에도 힌두교 사원을 지을 준비를 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는 이것이 소수 종교인들의 삶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 내다봤다.

이슬람뿐 아니라 그리스도교 또한 힌두 민족주의자들의 타깃이 될 수밖에 없는데, 그 이유는 교육, 의료 등 분야에서 그리스도교 단체들이 많은 성과를 내왔기 때문이다. 모디 총리는 이미 2020년 비정부기구(NGO)에 대한 자금 지원 규정을 강화해 이들의 해외 자금 이체를 금지하여 기부금으로 운영하는 종교 자선 단체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이는 모디 정권이 타종교 단체들이 일궈 온 인프라를 ‘힌두화’하는 과정 중 하나다.

모디 정권의 힌두화 정책 이후 많은 지역에서 종교, 인종 간 충돌로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방관하고 있다. 인도 야당의 정치인들은 모디 정권이 실업, 인플레이션, 빈곤 문제는 외면하고 종교를 이용해 지지층을 결집한다고 비판한다.

참고 기사:

https://international.la-croix.com/world/indian-elections-the-worrying-rise-of-hindu-nationalism
https://international.la-croix.com/culture/film-about-love-jihad-stirs-interreligious-tensions-in-india
https://international.la-croix.com/world/nationalists-are-aiming-to-transform-india-into-a-hindu-state
https://international.la-croix.com/news/religion/christians-a-minority-in-india-heal-the-countrys-wounds/17606

 

튀르키예 에르도안 대통령, 코라 성당을 모스크로 공식 개관

지난 5월 6일 튀르키예 에르도안 대통령이 코라 성당을 모스크(이슬람교의 예배 건물)로 공식 개관한 것에 대해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강한 불쾌감을 표현했다.

코라 성당은 4세기 초 지어졌다 허물어졌고, 14세기에 이르러 새로 지어졌다. 16세기 오토만 시대에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하며 성화들이 훼손되었고, 1948년부터 복원 작업을 시작한 뒤 1958년 대중에게 공개했다. 코라 성당의 모자이크와 프레스코화는 현재 비잔틴 예술의 걸작으로 평가받으면서, 성당은 비잔틴 예술 박물관으로도 쓰이고 있다.

사실 이러한 일은 처음이 아니다. 2020년에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야 소피아 성당을 모스크로 개조했다. 비잔틴 교회 건축과 예술의 정점인 소피아 성당을 모스크로 개조할 당시 많은 사람은 에르도안이 이슬람의 옹호자임을 자처하며 이슬람 포퓰리즘을 이용한다고 비판했다. 아야 소피아 성당을 이슬림 사원으로 재개장하고 한 달 뒤, 에르도안은 코라 성당을 모스크로 개조하라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코라 성당을 모스크로 공식 개관한 결정은 경제 사회적 어려움 속에서 에르도안이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는 방식으로 지지자를 모으려는 시도라고 말한다.

튀르키예 정부와 정교회의 대립은 이전부터 있어 왔다. 2022년에는 에르도안의 이슬람 민족주의 정부가 비무슬림이 종교, 사회기관을 설립하고 운영할 자유를 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아르메니아 그리스도교인들이 항의 서한을 보내는 일도 있었다. 아르메니아인과 아시리아인 같은 소수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예배 장소(유적)나 부동산, 공공기관은 재단에 위탁해 관리하는데, 이는 1923년 체결한 로잔 조약에 기초하고 있고, 1936년 입법한 조항에 따르면 비무슬림 공동체의 재단도 자산을 취득할 수 있다. 그러나 1974년 튀르키예 정부는 이 관행을 무시하고 재단의 자산을 압류하기 시작하면서 법적 분쟁이 시작되었다. 문제는 이와 동시에 튀르키예 당국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추방하면서 더 심각해졌다.

2020년 에르도안 대통령이 코라 성당을 모스크로 개조할 것이라고 선언한 이후로 그리스 정치인들을 비롯해 교회 지도자들은 계속해서 의견 철회를 요구해 왔다.

참고 기사:

https://international.la-croix.com/culture/turkish-president-confirms-transforming-iconic-church-into-mosque
https://international.la-croix.com/news/world/the-reconquest-of-hagia-sophia/12844
https://international.la-croix.com/news/world/armenian-christians-critical-of-turkeys-new-ruling-on-religious-foundations/16544
https://apnews.com/article/turkey-byzantine-chora-church-mosque-opening-erdogan-ba2dd54f892823d76bf1a25ef0d7ea20

 

교종 프란치스코, 여성 부제 서품에 부정적인 의견 밝혀

5월 20일 미국 방송사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교종 프란치스코는 여성 부제직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지금 자라나는 가톨릭의 소녀들이 언젠가 부제가 되어 교회 성직자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교종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러나 여성들은 부제가 되지 않고도 부제의 역할을 항상 해 오지 않았는가? 여성들은 서품받은 직무 성직자가 아니라 여성으로서 위대한 봉사를 해 왔다”고 말했다. 여성서품컨퍼런스(WOC, Women's Ordination Conference)는 논평을 내고 우려를 표하면서, 이러한 교종의 언급은 현재 진행 중인 시노드의 논의와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여성 부제직과 관련해 활동했던 이들은 이것이 여성 부제 논의의 종결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여전히 여성 부제직은 시노드의 중요한 안건 중 하나이며, 또 종신 부제직이 복권된 것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때의 일로, 50년이 지난 현재 교회는 여전히 부제가 어떤 직무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재발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교종이 실제로 부제직에 대한 부르심을 느끼는 여성들을 만나볼 것을 권하기도 했다. 부제직에 대한 부르심은 성별에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성 파스칼 성당의 부제 굴리엘모 로드리게즈는 가톨릭교회가 여성 부제에 대해 어떤 답을 내놓든 간에 계속해서 부르심에 대해 식별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우선 순위는 “가톨릭 교회와 일치를 이루며 하느님 백성에 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기사:

https://international.la-croix.com/religion/pope-francis-rules-out-female-diaconate
https://roma.corriere.it/notizie/cronaca/24_maggio_21/papa-francesco-no-alle-donne-diacono-dare-loro-spazio-nella-chiesa-non-significa-offrire-un-ministero-e298d655-8ad0-456f-bf8b-94408cf00xlk.shtml
https://www.womensordination.org/2024/05/woc-responds-to-pope-francis-on-cbs-no-to-women-deacons/
https://religionnews.com/2024/05/22/despite-no-in-pope-francis-interview-advocates-for-women-deacons-still-hopeful/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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