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들 사례 들어, "차별 없이 치료받아야"
29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경심 전 교수의 형집행정지 수용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사제단 신부들과 안민석, 김영배 의원(더불어민주당)도 함께했다.
김영식 신부(사제단 대표, 안동교구)는 “정 교수의 형집행정지 신청을 거부하는 검찰의 행태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행위이며, 살인 방조 행위”라고 지탄했다. 또 언론을 향해서도 “왜 사람이 고통 중에 있고, 치료받지 않으면 후유증을 앓을 수 있다고 묻지 않냐”면서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않고 검찰 편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김 신부는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자면, ‘지금여기’부터 공정과 상식을 되찾아야 한다며 그 일은 형집행정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정의와 공정을 촉구하려고 이 자리에 섰다. 쓰러지고 울고 있는 사람의 눈물을 닦아 주는 정권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꼭 성공한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새 집행부가 구성된 더불어민주당에도 정 전 교수와 그 가족을 위로해야 하지 않겠냐며, “더불어 해야 할 사람과 함께하고, 있어야 할 곳에 제발 있어 달라”고 각성을 요구했다.
이어 발표한 성명서에서 사제단은 “2019년 9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신청한 형집행정지를 검찰이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고유 권한이므로 법무부가 관여할 사안은 아니지만 박 전 대통령의 수술과 치료를 위해 외부 병원에 입원시키기로’ 신속하게 결정한 바 있다”며, 이는 그가 전직 대통령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아픈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조차 뚜렷한 병이 없는데도 검찰의 관대한 처분으로 3개월 형집행정지 처분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사제단은 “형집행정지 신청을 최종 결정한 이는 조국 전 장관 수사를 총괄했던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만일 정경심이 평범한 사람이었더라도 검찰의 마음이 이토록 냉정했을까, 설령 검찰의 결정이 그러했더라도 법무부가 선처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덕치, 곧 애덕의 정치가 어서 회복되길 바란다. 그래야만 너도 살고 나도 산다. 저마다 본분과 권한이 어디에서 생겨났는지 되돌아보고 미움과 원망일랑 내려놓길 바란다”며, “애덕을 위해 봉사하는 권력은 반드시 그 끝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끝으로 사제단은 윤석열 정부에 성 아우구스티노의 “사랑하여라. 그리고 마음대로 하여라”라는 말을 인용하며, “기왕 국가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얻었으니 약한 생명을 사랑하고, 마음껏 좋은 뜻을 펼쳐나가면 역사에 빛나는 정부가 될 것”이라며 말했다.
안민석 의원은 “형을 감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몸이 극도로 좋지 않아서 잠시 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것인데, 이것을 불허하는 당국을 이해할 수 없다”며 검찰과 법무부에 이같이 결정한 회의록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배 의원도 “원칙대로, 검찰이 해왔던 대로 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상식”이라며, “당 차원에서도 앞으로 논의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전 교수는 지난 1월 대법원에서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관련 혐의 등으로 징역 4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 이외에도 자녀 장학금 의혹 등으로 조국 전 장관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18일 검찰은 디스크 파열과 협착, 하지마비 수술 등을 이유로 신청한 정 전 교수 측의 형집행정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형집행정지는 형의 집행으로 인해 수감자의 건강을 해칠 염려가 있는 등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 집행을 일정 기간 정지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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