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홍보부 파울로 루피니 장관
언론의 역할은 진실 보여주는 것, 듣지 않으면 복음 증거도 없어
이번 시그니스 서울 총회 참석을 위해 처음으로 한국에 온 파울로 루피니 박사(교황청 홍보부 장관)는 교계와 일반 언론인, 이용훈 주교(주교회의 의장)도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루피니 박사는 1979년부터 일간지 <일 메사제로 디 로마>(Il Messaggero di Roma), 공영방송 <라이 트레>(Rai 3), 이탈리아 주교회의 방송국인 <티부 두에밀라>(TV 2000) 등 일반 언론과 교계 언론에서 활동했으며, 2018년 7월 교황청 홍보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교황청 최초 평신도 장관이 됐다.
루피니 박사는 8월 17일 이용훈 주교와 만난 자리에서 가톨릭 언론의 역할에 대해, “매체가 점점 새롭게 발달하고 있지만, 도구나 기술보다도 중요한 것은 매체가 담아내는 내용이므로, 가톨릭 언론은 콘텐츠인 ‘복음’을 전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2018년 6월 교황청 홍보처가 홍보부로 격상된 것에 대해, “교황청 기구들도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에서 지시하고 다른 편에서 따르는 식이라면 공동체가 될 수 없다”며, “주교와 사제, 평신도가 따로 구분되지 않고 함께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 기구의 장들도 봉사자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것이 교황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16일 일반 매체 및 교계 매체 기자단과의 기자회견에서 루피니 장관은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은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위에서부터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부터 누구나 진실을 추구하고 또 그런 책임감을 갖는 것이 디지털 시대, 소셜 미디어 시대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보가 넘쳐나는 디지털 시대, 커뮤니케이션의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중요한 것은 “그 연결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어떻게 좋은 의지를 구현하고, 나쁜 상황을 변화시킬 것인지, 변화의 가능성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정말 뉴스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거짓 정보에 시달리는 것입니다.”
루피니 장관은 “교황청 또한 투명한 정보를 나누는 가치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진리를 추구하는 데 있어 교회만이 아니라 누구든 서로 소통하고 관계를 중시하며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는 모든 이들, 비신자들에게도 적극 봉사하며,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 또한 서비스의 가치를 가질 때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루피니 장관은 17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가톨릭신문>, <가톨릭평화방송> 등 한국 교계 기자 간담회에서도 “언론의 진실 추구, 진리를 보여 주는 언론의 역할”을 강조하고, “언론은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추구해야 한다.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진실된 뉴스로 가짜 뉴스를 걸러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매체뿐 아니라 교회 내 구성원의 열린 커뮤니케이션 태도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교회 내 구성원들의 커뮤니케이션이 점점 성별, 성향, 교회 내 역할 등에 따라 입장이 나뉘고, 결국 이런 내적 분열이 갈등을 빚기도 한다는 진단에 대해, “악은 교회를 분열하고 나누려 하며 아무도 그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그런 유혹과 분열에 대해 말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 안에서 서로 구분하고 나누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한편,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며, “교회는 자신과 다르고 반대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환대해야 한다. 우리의 목적은 복음 선포이며, 누군가를 제외하고 복음을 선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루피니 장관은 “듣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다. 어떤 구분도 없이 듣는 교회가 돼야 한다. 제자들의 말을 모두 들은 뒤에야 진리를 선포한 예수님 처럼”이라며, “이러한 소통이 없다면 복음을 증거할 수 없다. 듣기와 소통을 통한 복음 선포는 교회 역사 안에서 이미 모든 성인들이 증거한 일”이라고 말했다.
루피니 장관은 또 교회 언론은 교회 안에만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일하고 보편적 세상에서 교회가 열려 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며, “작고 어렵지만 생동감 있는 공동체로 특히 젊은 세대가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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