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부터 정부세종청사 앞 미사, 이날로 32번째
공항 예정부지 주민 김경배 씨 “제주 미래 지켜낼 수 있게 됐다”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환경부 반려 결정에 대한 기념미사가 봉헌됐다.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는 23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앞에서 강승수 신부(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장) 주례로 미사를 봉헌했다. 이 미사는 제주 제2공항 백지화를 촉구하며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32번째 미사이기도 하다.
연대미사는 지난해 10월 제2공항 예정 부지 마을 주민 김경배 씨가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며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단식과 노숙 농성을 이어가던 가운데 시작됐으며, 생태환경위는 미사를 통해 환경부에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계속 촉구해 왔다.
이날 미사에 함께한 김경배 씨는 “반려라서 언제든 다시 추진될 수 있다고 하지만 제2공항으로 인한 환경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다. 예정 부지가 철새도래지와 가까워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고, 동굴, 숨골 등이 훼손되며, 10여 종에 가까운 법정보호종 서식지가 파괴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반려 결정을 사실상의 백지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5년간 그토록 염원했던 제 고향과 삶터, 제주의 미래를 지켜낼 수 있게 됐다고 확신한다"며, “아무 계획도 없이 단식한다고 올라왔을 때 외면하지 않고 제 손을 잡아 주신 천주교 대전교구와 정의당과 녹색당 등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다. 5년 동안 투쟁하느라 망가진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잃었던 일상을 되찾아 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강론에서 강승수 신부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이번 환경부 결정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제2공항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인간 욕망의 힘은 강하고 빠르고 질기구나, 특히 관료들의 생태 감수성이 이렇게 미개할까 하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잘 산다는 척도가 산업문명이 제공하는 편리함으로만 치환될 수 있는지 매우 안타깝다. 모든 생명체가 더불어 제대로 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우리가 되면 좋겠다”면서 “유례없는 폭염, 홍수, 가뭄, 태풍 등으로 지구가 울부짖고 있는 이 세대는 생태적 회계가 절실한 세대다. 사상 초유 최악의 울부짖음 앞에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잡아먹는 일을 멈추고 생태적으로 회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로 제2공항 백지화를 위한 거리미사는 끝난다. 이어 대전교구 생태환경위는 8월 6일부터 금요일마다 대전시 대흥동 가톨릭문화센터 앞에서 기후위기를 알리는 손팻말 시위를 시작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