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섭 신부 등 "국가가 책임질 일"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 씨(민주노총 지도위원)의 복직 투쟁이 한겨울 내내 계속되고 있다.

김진숙 씨는 재발한 암 수술을 받은 지 한 달 만에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부산에서 청와대까지 도보 행진을 하고 있다. 23일 대전에 도착했고, 2월 7일 청와대에 다다를 예정이다.

청와대 앞에서는 서영섭 신부(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송경동 시인, 녹색당 성미선 공동운영위원장, 권리찾기유니온 김우 활동가, 금속노조 부양지부 정홍형 수석부지부장 등이 35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숙농성장에는 삼천 배 하기, 시민들의 재능기부로 만든 문화마당 등의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김진숙 복직 투쟁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청와대 앞에서 열렸다. 이날 시민, 노동자 800여 명이 투쟁에 연대하는 뜻으로 단식에 동참하기로 했다.

25일 김진숙 복직 청와대 단식 농성 35일째, 앞으로 투쟁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있었다. (사진 제공 = 리멤버 희망버스 기획단)
25일 김진숙 복직 청와대 단식 농성 35일째, 앞으로 투쟁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있었다. (사진 제공 = 리멤버 희망버스 기획단)

기자회견에서 송경동 시인은 “분명하고 간명한 문제다. 국가폭력에 의한 부당해고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가 나서서 인정하고 사과하고,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해결하면 된다”고 강조하며, 대통령과 정부, 의회, 산업은행, 한진중공업 사측에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을 요구했다.

그에 따르면, 김진숙 씨 복직과 관련해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지만 답을 듣지 못한 상태다. 지난 19일에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면담이 있었고, 21일에는 긴급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면담과 토론회에서 투쟁 중인 이들은 1월 안에 문제해결을 요구하고 촉구했다.

송 시인은 민주당 이낙연 당 대표와 박병석 국회의장에게도 면담을 요청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단식 중인 5명 모두 영양실조, 전해질 수치 불안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지만, 정당한 해결이 있을 때까지 무기한 단식을 이어 가겠다고 했다.

서영섭 신부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일이고, 세 차례 오체투지를 했고, 연말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이렇게 길 줄은 몰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7년 전 세월호 단식 때 문재인 대통령의 결연하고 정의로운 눈빛을 잊을 수 없다”며, 그 눈빛이 있다면 이 자리에 있는 단식 농성자들, 해고 노동자 김진숙의 모습을 그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 신부는 “같은 신앙인으로서 다시 한번 정의로운 시선, 평화로운 시선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오는 30일에는 서울 광화문과 각 지역 민주당사에서 촛불 집회가 있다. 집회 기획단은 코로나19 방역을 지켜 50미터 간격의 1인 시위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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