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군, 공산반군이라며 사살

경찰과 의무요원들이 피해자 9명의 주검을 타파즈에 있는 한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 출처 = UCAnews)
경찰과 의무요원들이 피해자 9명의 주검을 타파즈에 있는 한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 출처 = UCAnews)

새해 직전 정부군이 토착민 지도자 9명을 죽인 데 대해 필리핀 교회가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 일은 지난해 12월 30일 정부군이 비사야스 지방 카피즈주의 타파즈에 있는 토착민 단체인 투만독이 공산 반군이라며 28명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이 때문에 두테르테 정권의 철권통치에 따른 공포의 구름이 더욱 짙어졌다.

당국에 따르면, 용의자 상당수가 체포에 저항했으며 죽은 이들은 자신들이 먼저 발포한 뒤 총에 맞았다.  나머지 17명은 체포됐다.

하지만 카피즈 대교구는 당국의 이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피해자들이 먼저 총을 쏜 것 같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교구 사회행동센터는 1월 3일 성명을 내고 “진실과 정의에 근거를 둔 조사 결과를 우리에게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사회행동센터는 정부가 불필요한 무력을 행사했다면서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네그로스 옥시덴탈 주에 있는 산카를로스 교구의 제라르도 알미나자 주교도 사목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를 단죄했다.

그는 “이미 파악된 적들을 우리가 죽여야만 하는가? 특히 비무장인데도? 이것이 우리가 하나의 그리스도교 국가로서 성탄절을 축하하고 새해를 환영하는 방식인가? 부족 지도자 9명이 살해된 것을 우리는 커다란 성취로 간주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자기 교구의 많은 신자가 필리핀 공산당의 무장조직인 신인민군 대원이라는 비난을 받아 왔기 때문에 자신은 “빨갱이 딱지 붙이기”와 사법 외 살인이 전혀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 폭력의 악순환이 얼마나 더 오래 이어질 것인가? 우리는 더 이상 쓸 평화적 수단이 다 떨어졌는가? 우리는 진정, 이것이 우리의 사회적 폐해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방법이라고 진짜 믿는가?”라고 물었다.

알미나자 주교는 또한 이번 사건은 바로 필리핀이 법률로 보호하고 있는 소수부족들에 대한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토착민들은 정부가 보호해야 할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을 지킬 힘이 없고 상당수는 여전히 교육도 필요하다. 그런데도 이들을 죽이다니.... 이들이 문제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도록 교육으로 무장시켜야 한다.”
 

기사 원문 : https://www.ucanews.com/news/philippine-church-condemns-killings-of-9-indigenous-leaders/9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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