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시민의 나눔과 연대를 미얀마 시민에”
김희중 대주교 등 180여 명 참례, 연대 선언

3월 22일 광주대교구 김희중 대주교 주례로 미얀마 평화를 위한 미사가 봉헌됐다. (사진 제공 = 장재학)
3월 22일 광주대교구 김희중 대주교 주례로 미얀마 평화를 위한 미사가 봉헌됐다. (사진 제공 = 장재학)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22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 철회와 민주화를 지지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마련한 미사는 염주동 성당에서 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와 사제단, 신자 등 180여 명 참례하고, 정부의 방역지침을 지켜 봉헌됐다.

이날 미사에서 김희중 대주교는 “미얀마의 현재 상황은 41년 전 광주의 아픔을 떠올리게 한다. 41년이 지난 오늘도 우리는 계엄군의 총, 칼에 생명을 잃은 수많은 사람을 기억하고 있다”면서 “지금 이 시간이 지나가도 미얀마 국민들은 오랫동안 가슴 한편에 구멍이 난 것처럼 매년 봄이 오면 고통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주교는 “평화롭고 희망으로 가득한 미래의 국가 모습을 원한다면 지금 당장 그 폭력을 멈춰야 한다”며 “평화는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을 짓밟고 오지 않는다. 미얀마 군부는 자신의 이권을 위해 저지른 불의한 행동에 정의로 맞선 이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뉘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민석 신부(정의평화위원장)는 강론에서 미얀마 군부에 유혈진압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미얀마 시민사회에 연대하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김 신부는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광주민주항쟁 40년이 지난 작금에 또다시 그날의 아픔을 되뇔 수밖에 없는 비통한 역사 앞에 서 있다”면서 “80년 5월 민주 시민의 숭고한 희생이 민주화를 향했듯 미얀마의 시민불복종운동 또한 민주화를 위한 성숙한 시민의식의 결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얀마 시민의 항쟁은 국가와 시민의 안위를 위한 정의로운 항쟁이자 희망의 불꽃이며, 고통받고 있는 이웃과 형제들을 위한 용기”라면서 “어느 정권도 자국민의 요구에 폭력으로 응대할 권리는 없기에 미얀마 군부는 그간의 국가폭력을 통회하며, 유혈진압과 비상사태를 즉각 중단하고 민주화로 나아가라”고 촉구했다.

모든 미사 참례자는 미얀마에 연대하겠다는 내용의 손피켓을 들었다. (사진 제공 = 장재학)
모든 미사 참례자는 미얀마에 연대하겠다는 내용의 손피켓을 들었다. (사진 제공 = 장재학)

미얀마 시민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뜻도 이어졌다.

김 신부는 “미얀마 시민들의 생명과 인권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고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도록 80년 5월 광주시민이 보여 준 나눔과 연대의 정신을 미얀마 시민들과 함께하고자 한다”면서 “국제사회도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으로 군사정권을 제재함과 동시에 미얀마 시민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연대해 나아가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미얀마의 상황을 “단지 미얀마의 문제가 아닌 인류 보편적 가치인 생명 존중과 인권을 수호해야 할 ‘우리의 현실’”로 직시하자고 당부하면서, 기도 및 정의와 평화를 위한 일치의 연대를 다짐했다.

미얀마 사태의 평화로운 종결과 민주화를 위한 미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전교구 사회복음화국과 정의평화위원회도 29일 월요일 저녁 7시 대전교구청 경당에서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연대미사를 봉헌한다. 이 미사는 ‘천주교대전교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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