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신앙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

지난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신천지 교회로 인해 대규모로 전파되면서 신천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천지는 기존 성경에 대한 왜곡과 거짓을 이용한 모략전도 등으로 그리스도교계에서는 이미 이단, 유사종교로 규정됐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이 끊임없이 빠져든 이유는 무엇일까?

또 신천지를 비롯해 유사종교는 왜 끊임없이 생겨날까? 가톨릭 교리와는 무엇이 다르며, 그들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그들의 목적은 무엇인지, 그들을 만났을 때는 어떻게 대처하고, 피해를 입었다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이번 계기로 알아보고 싶다면?

이들 물음에 답하는 두 책이 있다.

“신흥유사종교”(이용권 신부, 천주교 의정부교구 선교사목국, 2020)와 “신천지 팩트체크”(이금재 신부, 바오로딸, 2019)다. 각 저자인 이용권 신부(의정부교구)와 이금재 신부(전주교구)는 유사종교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사목하며, 2017년 만들어진 '한국 천주교 유사종교 대책위원회'(위원장, 이금재 신부)에서 활동한다.

"신흥유사종교", 이용권 신부, 천주교 의정부교구 선교사목국, 2020. ⓒ김수나 기자

“신흥유사종교”는 유사종교의 발생원인, 특징과 역사를 설명하고 신천지를 비롯한 각 유사 그리스도교들의 발생배경과 주요 교리를 소개하면서 그와 관련된 가톨릭의 핵심 교리를 짧게 덧붙여 유사종교에 대한 정보와 함께 가톨릭의 중요 교리도 다시 점검한다.

“신천지 팩트체크”는 신천지로 어려움을 겪은 신자들을 2010년부터 도와 온 이금재 신부가 신천지는 무엇이고, 왜 나쁜지, 신천지가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법, 신천지가 가르치는 성경과 교리의 문제점, 가톨릭 신자들이 신천지에 빠지는 이유와 대처하는 법을 문답 형식으로 알려준다.

유사종교 전반과 가톨릭의 중요 교리를 알아보며 신앙이란 무엇인가를 성찰하고 싶다면 “신흥유사종교”, 신천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고 싶다면 “신천지 팩트체크”를 권한다.

“신천지 팩트체크”는 시중에서 살 수 있지만, “신흥유사종교”는 각 본당이 의정부교구로 신청하면 받을 수 있다.

“신흥유사종교”의 저자인 이용권 신부(의정부교구)는 이 책을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읽고 토론해서 실질적 삶의 현장에서 내놓을 수 있는 답을 공동으로 찾아가면 좋겠다”고 18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책을 개인에 팔지 않고 신청하는 본당에 나눠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용권 신부는 “책을 공동으로 읽고 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내 것이 되고, 내가 한 말도 자기의 내면에 들어와 유사종교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며 “책이 제시하는 답만이 아니라 신앙인의 입장에서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토론하며 우리 안에서 질문을 끌어내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한편 두 책은 모두 단지 유사종교가 나쁘다, 빠지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넘어 교회의 역할, 신앙은 무엇인가란 문제도 짚는다.

“신흥유사종교”는 유사종교가 “사회가 혼란하고 갈피를 잡지 못할 때, (교회를 포함한) 기존의 권위들이 방향성을 제시해 주지 못하고 그 혼란에 휩싸이거나 원인이 될 때, 교회가 희망이 되지 못할 때 득세한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우리 신앙을 왜곡한다며 배타적 입장에서만 이들을(유사종교를) 대할 것이 아니”라 “우리 신앙인들의 삶과 실천에 대한 도전으로서 이들을 진지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당부한다.

아울러 교회 안의 익명화와 소외, 신앙교육의 부재, 신앙과 삶의 분리, 기복적 신앙과 종교인에 대한 실망 등 교회 내부의 문제도 지적하며 “교회가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 신앙인들이 무엇을 추구하고 살아야 하는지 자주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신천지 팩트체크”, 이금재, 바오로딸, 2019. (표지 제공 = 바오로딸)

“신천지 팩트체크”는 신자 개인이 다잡아야 할 점으로 먼저 자신의 믿음이 부족함을 탓하며 구원을 확신하지 못하는 가톨릭 신자들이 많은데, 구원은 믿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무상의 은총이므로 구원에 대해 확신을 가지라고 당부한다.

또 사목자는 신자들이 복음의 기쁨을 살아가도록 인도해야 한다. “하느님과 예수님은 우리가 기쁘게 살아가길 원하십니다. 우리가 기쁜 이유는 무엇을 잘해서가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고, 우리와 함께하시고,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며 사랑하시기 때문”이란 것.

이어 두 책은 유사종교에 대한 근본 대책으로 먼저 가톨릭 기관에서 교리와 성경을 공부하고 신앙과 일상생활이 나뉘지 않고 조화를 이룰 것을 권한다. 무엇보다 유사종교에 빠져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탓하지 말고 깊은 관심과 사랑으로 그들과 동반하라고 제안한다.

“우리 교회 안과 이웃에 사이비에 빠진 형제자매들이 있다는 것은 우리가 그들을 사랑으로 돌보지 않았다는 증거”이니 “공동체에 대한 사랑을 직접적 행동으로 실천하라”는 것이다.

또 두 책은 건강한 신앙이란 맹목적 추종이나 세뇌에 따른 판단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신앙의 길은 획일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유사종교는 모두 자신을 벗어나면 구원받을 수 없다고 위협한다. 신자들이 두려움을 느끼게 하고 이의나 의문을 허용하지 않는다. 교주는 신격화되고 숭배의 대상이 된다.

이것이 처음에는 신자들에게 신선함과 확신을 주지만, 개인의 독립성과 자율성은 물론 사유할 여지를 주지 않고, 자신들을 떠나면 지옥에 떨어진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건강한 신앙과는 거리가 멀다고 두 책은 말한다.

한편, 유사종교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때는 각 교구 사목국으로 연락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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