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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 크리스티 사무총장 방한, "평화에는 용기 필요"한국 회원과 김희중 대주교, 유경촌 주교 등 만나

팍스 크리스티 인터내셔널(PCI) 사무총장 그리트 바네르샤트(Greet Vanaerschot)가 한국을 방문했다.

벨기에 출신 여성 평신도로 30여 년간 팍스 크리스티에서 활동해 온 바네르샤트 사무총장은 지난 2016년부터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한국지부 창립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 회원들과 서울대교구 유경촌 보좌주교, 광주대교구 김희중 대주교 등을 만나고,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코이카, 광주인권재단, 518민주화묘역 등을 돌아본 뒤, 5일 세계 총회 준비를 위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12월 3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바네르샤트 사무총장은 그동안 국제 팍스 크리스티가 한반도 평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면서, “한국지부 창립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보다 많은 활동의 기회가 있기를 바라며, 무엇보다 평화 운동을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격려했다.

팍스 크리스티 국제본부는 한국지부가 창립되기 전, 특히 북한과 미국 간 비핵화를 둘러싼 문제를 두고 2017년 7월, 그리고 북미 싱가포르 회담이 열린 2018년 6월에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들은 두 성명서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는 북한뿐 아니라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보편적 문제”라고 강조하고 국제 사회가 북한에 대해 무력적 압력이 아닌 외교적 대화로 평화 조약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요청했다.

바네르샤트 사무총장은 전 세계 어느 곳이나 갈등과 폭력 사태가 벌어지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폭력이 아니라 외교적 대화가 중요하다며, 팍스 크리스티의 ‘비폭력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전 세계적 평화운동의 주요 의제는 여러 지역의 평화 운동이 단체 폐쇄, 활동가 투옥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점, 세계 각 지역의 채굴사업으로 인한 지역 갈등과 폭력, 원주민의 난민화, 그리고 각국의 국방비 증가 등을 들었다.

바네르샤트 사무총장은 국방비 증가에 대해, “특히 유럽연합에서도 국방비를 늘리고 있는데, 그 이유를 평화를 위해서라고 한다”며, “그러나 무기 구입 등을 위한 예산을 늘리면서도, 평화운동, 인간발전을 위한 투자는 늘리지 않는다. 폭력을 예방하고 평화를 원한다면서 왜 무기 구입과 폭력 행위에 대한 비용에만 투자하는가”라고 지적했다.

팍스 크리스티 회원이기도 한 유경촌 주교는 '비폭력 회칙'를 위한 논의 과정을 담은 백서 발간에 대해 경청했다. (사진 제공 = 팍스 크리스티 한국지부)

프란치스코 교황, “정당한 전쟁”을 “정의로운 평화”로 바꾸는 논의 공식화

바네르샤트 사무총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본 방문 성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특히 일본 방문 즈음해 팍스 크리스티 국제본부에서 낸 성명과 관련, “핵무기 사용 금지 입장을 강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교황은 사용 이전에 보유 자체도 비도덕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정당한 전쟁”을 “정의로운 평화”로 바꾸기 위한 논의가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어떤 형식으로 발표될 것인가 이전에 교회가 전쟁에 대한 전통적 입장을 재검토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일본에서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당한 전쟁이 아닌 비폭력의 입장을 확인하는 회칙이 계획되고 있느냐”는 언론의 질문을 받은 뒤, “계획이 있다”고 확인하고, “공격에 대한 무력 방어는 최후의 수단이며, 합법적 방어는 언제나 외교와 중재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당한 전쟁” 교리(“가톨릭교회교리서” 2309항)를 “정의로운 평화”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는 팍스 크리스티 국제본부가 2016년 4월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와 공동주최한 회의에서 요청함으로써 시작됐다.

이에 교황청은 2017년 1월부터 교황청의 정의평화평의회, 사회복지평의회, 이주사목평의회, 보건사목평의회를 통합한 ‘인간발전성’을 설치하고 이 기구를 통해 “정당한 전쟁론”에 대한 검토와 논의를 본격 시작했다.

5일 김희중 대주교와 만난 자리에서 바네르샤트 사무총장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국교회와 협력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 제공 = 팍스 크리스티 한국지부)

바네르샤트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정당한 전쟁론은 결과적으로 전쟁을 방지한다는 입장이지만 또 다른 폭력의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최근 일어나는 테러 등 극단적인 새로운 폭력에 대해서도 지난 2년간 논의를 해 왔고 올해 4월 마지막 회의가 진행됐다. 이 회의를 통해 기존의 전쟁에 대한 입장을 폐기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2년에 걸친 논의의 과정과 결과는 2020년 3월 약 300페이지에 이르는 책자로 발간될 예정이라며, 이는 비폭력에 대한 새로운 회칙의 준비 작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팍스 크리스티는 5개 대륙 50여 국가에서 120여 개의 단체 회원 약 50만 명이 참여하는 가톨릭교회 공식 평화운동단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12개국이 활동하지만 정식 회원국은 한국, 필리핀, 호주, 뉴질랜드 4개국이며, 나머지는 정의평화위원회 등 기관을 통해 협력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국제본부 대표는 프랑스의 막 스탱어 주교와 케냐의 데레시아 와무요 와치라 수녀가 공동으로 맡고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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