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신학과 영성 영성 기도하는 시
외로움이 만나는 하느님[기도하는 시 - 박춘식]
외롭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외로움이 만나는 하느님

- 닐숨 박춘식

 

 

외로움은

대리석 하느님을

무르녹은 연시처럼 만져보며

얼마 뒤에는 바다 같으신 하느님을

꽃바람으로 아늑히 품어 봅니다

그리고 외로움은 기체(氣體) 하느님을

무체(無體) 하느님으로 바라봅니다

 

끝내 하느님은 외로움에게

시간과 공간을 나누시기 이전의 무형,

그 무형(無形) 안에서

끝없는 진동이심을 보여주십니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8년 6월 11일 월요일)

 

하느님을 반듯한 규격의 고체로 만들어 모시는 분이 있고, 생명의 근본 조건으로 여겨지는 물 안에 하느님이 즐겨 계신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간혹 ‘하느님은 바람이시다’라고 말하는 분도 있는데, 하느님을 굳이 어떤 형태 안에서 만나려고 노력하기보다, 모든 존재와 모든 상황이 하느님의 모습이거나 그림자라고 생각하시면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리라 여깁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든 꼭 기억하시고 꼭 믿어야 하는 것은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는 진리입니다. 끝없는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왜 사람에게 외로움을 주었는지, 곰곰 따져보면 하느님은 무척 질투가 심하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즉 사람이 다른 것을 깊이 사랑하지 않도록 심술부리는 것이 엿보입니다. 어느 날, 외로움을 많이 느끼시면 감실 앞에 앉아서 하느님의 눈동자를 마주하시는 시간을 가지시기 권합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