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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성모병원에는 봄이 오지 않았다”[인천성모병원의 두 노조 2] 보건의료노조 박민숙 부위원장

2017년 12월 26일, 천주교 인천교구는 이학노 몬시뇰, 박문서 전 신부 등 인천성모병원 경영진을 교체했다. 이어 지난 1월 4일 인천성모병원 노동조합(이하 '새 노조')이 만들어졌다. 그동안 민주노총 소속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인천성모병원지부(이하 '기존 노조')가 있어 온 인천성모병원에 2번째 노조가 생기면서, 이른바 '복수노조' 상황이 된 것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이에 대한 대답을 직접 듣고자 양쪽 노조를 이끄는 사람들을 각각 만났다.

1. 인천성모병원 노동조합 표순열 위원장, 김기봉 사무국장
2.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박민숙 부위원장


그렇다면 인천성모병원 복수노조 상황에 대한 기존 노조의 생각은 어떨까? 또한 새 노조 표순열 위원장이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인터뷰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지 못한 투쟁 일변도의 교섭 방식이 기존 노동조합의 몰락을 가져왔다”고 비판한 만큼, 이런 관점에 대한 반론도 듣고 싶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인천부천지역본부 담당임원으로서 병원 상황에 깊이 참여해 온 박민숙 부위원장과의 인터뷰는 '국제 간호사의 날'이었던 5월 10일 서울 영등포구의 노조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박 부위원장은 대전성모병원 간호사 출신으로, 대전성모병원 노조 사무장으로 일하던 중, 1997년 노동법 '날치기' 통과 반대 파업에 참여하며 해고를 겪었다.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 ⓒ강한 기자

“조합원 자격 없는 관리자들이 새 노조 가입 독려해.... 노조로 볼 수 없다”

우선, 박 부위원장이 밝힌 새 노조에 관한 보건의료노조 입장은 매우 강경했다. 새 노조(인천성모병원 노동조합)를 “어용노조”로 규정하고 있으며, “노조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 부위원장은 “부장, 팀장 등 사용자 범위에 있는 사람들이 병동을 돌며 (새 노조) 가입을 독려”했다는 입증 자료(녹취록, 녹음 파일 등)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 1월 고용노동부에 새 노조 설립 취소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냈다. 또한 2017년 12월 말-1월 초 병원 내에서 있었던 노조의 직원 대상 홍보 활동 방해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박 부위원장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에 따라 노조에 참가할 수 없는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들에 속하는 부장, 팀장 등 관리자들이, 자신들은 가입할 수 없으면서도 주도적으로 새 노조를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장, 팀장 미만 지위의 '수간호사'들은 관리자에 속하지만 노조 가입 대상으로 보며, 새 노조 그리고 보건의료노조 전체 조합원 가운데도 상당 수가 있다고 한다.)

박 부위원장은 인천성모병원에 노조가 만들어진다면 마땅히 환영해야 할 일이지만, 지금의 새 노조는 “보건의료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에 대항하고 무력화하기 위해, 박문서 전 인천성모병원 행정부원장 신부와 함께 노조를 탄압하던 사용자들의 지시, 지배, 개입으로 만들어진 노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문서 전 신부가 해임되며 병원의 숨통이 트였기에, 숨 죽여 온 노조 조합원이 더 많아지면, 노사관계, 임금, 노동인권을 정상적으로 개선하고도 남았는데, 어용노조가 만들어지며 오히려 그것을 못하도록 노노갈등을 조장하고, 걸림돌이 된다고 봅니다.”

“박문서 편에 서서 병원 망가뜨린 관리자들은 보직해임해야”
“노조는 일방적 탄압 받았다....인천교구의 사과, 해고자 홍명옥 복직 요구”

한편, 새 노조 측이 “보건의료노조가 병원에 있는 모든 중간관리자를 적폐세력으로 규정하고, 타도의 대상으로 여긴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인터뷰에서 지적한 데 대해, 박 부위원장은 “우리는 인천성모병원 관리자 전부가 적폐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생계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박문서 전 신부가 휘두르는 권력에 협력한 관리자들도 있지만, “박 전 신부를 등에 업고 돈벌이 경영, 부정 비리로 병원을 망가뜨린 장본인들이 아직 요직에 있다”면서, 이들이 보직해임되고 처벌되어야 병원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가 인천성모병원 경영진과 “갈등구조의 노사관계”를 계속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박 부위원장은 “사실관계가 맞지 않다”면서 “갈등구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탄압 받은 것뿐”이라고 말했다.

“교섭을 요구하면 병원 경영진에서 교섭에 나오지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해결은커녕 단체협약은 매번 교섭 때마다 개악됐고, 임금은 병원 측이 매년 1월 1일자로 일방적으로 인상해 적용하고, 노조에 대해서는 12년 동안 철저히 탄압으로 일관했습니다. 갈등구조가 아니라 노조가 일방적 탄압을 받은 것이지요.”

지난 3월 9일 박 부위원장은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등과 함께 신임 병원장 홍승모 몬시뇰을 만났다. 인천성모병원장과 보건의료노조가 만나는 일은 2005년 인천교구로 병원 경영권이 넘어간 뒤 처음이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보건의료노조 측은 '돈벌이 경영 중단, 책임 있는 사과, 해고된 홍명옥 전 보건의료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장 복직, 박문서 행정부원장 신부의 수족 역할을 한 주요 관리자 보직해임, 어용노조는 인정할 수 없음' 등 입장을 밝히고, 병원장에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2017년 8월 7일 인천성모병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여한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왼쪽 셋째). 마이크를 잡고 발언 중인 사람은 홍명옥 보건의료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 지도위원이다. ⓒ강한 기자

기존 노조 조합원도 증가, 불이익 걱정은 여전

박 부위원장은 인천성모병원의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도 “꽤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10여 년 “노조 혐오”, “탈퇴 공작”을 겪으면서, 보건의료노조 조합원이라는 것 이유로 또 다시 불이익이나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있기 때문에, 아직 병원 측에 조합원 명단이나 숫자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최근 보건의료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는 류재일 지부장 직무대행(방사선사)을 중심으로 조합원들과 만나며 요구와 고충을 듣고 있다. 박 부위원장은 5월 중순 이후에 교섭에 본격 나서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끝으로 박 부위원장은 “아직 인천성모병원과 천주교 인천교구에 봄이 오지 않았다고 본다. 박문서 전 신부 면직으로 이 사태가 해결됐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인천교구가 나서서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하며, 돈벌이 경영, 노조 탄압, 부정비리에 눈 감은 데 대해 인천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환자와 노동을 존중하는 병원을 만들겠다고 선언해야 합니다. 저희는 지치지 않고 병원 정상화의 감시자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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